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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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려한 영상으로 화두 들다
윤용진 감독의 영화 '할'



지난해 ‘소명’을 시작으로 ‘위대한 침묵’ ‘회복’ ‘선라이즈 선셋’ 등 종교영화의 잇따른 개봉은 일반 극영화에서 느낄 수 없었던 신선한 감동을 선사하며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최근 이런 종교영화의 붐을 이어가는 또 하나의 영화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10월 14일 개봉되는 영화 ‘할’은 2010년 상반기 영화진흥위원회 다양성영화 개봉지원작으로 선정된 작품으로, 불교와 기독교 교리를 접목시켜 영혼, 실존, 방황, 출가 해탈 등에 관한 불교적 화두를, 유려한 영상과 해학으로 풀어내고 있다.

‘할’은 불교 선종에서 그릇된 생각이나 미망 등을 꾸짖어 깨우침을 주는 격려의 소리를 뜻하는 말이다. 어려서 부모를 잃고 보육원에서 형제처럼 자란 고아 우천과 미카엘은 함께 성장하면서 풀리지 않는 종교적 갈등을 겪게 되고, 신부가 된 미카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우천은 출가의 삶을 선택한다.

영화는 이렇게 삶에 회의를 품고 출가한 청년 우천과 큰 스님 청송이 만나 일명 ‘부처수업’이라는 1박 2일 화두여행을 통해 스승과 제자가 서로 문답해 가며 깨달음을 찾아가는 일종의 멘탈 로드무비다. 영화의 중간 중간에는 불경과 성경의 구절을 교차시켜 보여주며 인생의 참된 의미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 영화 ‘할’ 윤용진 감독

‘할’은 수많은 기업과 브랜드의 광고영상을 제작한 중견 CF감독 윤용진의 첫 영화 데뷔작이다. 윤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연출·각본은 물론 촬영까지 1인 3역을 담당하는 등 영화 전편에 참여하며 남다른 애정을 쏟았다.

윤용진 감독은 “5년 전 우연히 친구에게서 <반야심경>을 선물 받아 읽었다. 당시에는 무슨 뜻인지 몰라 인터넷에서 일일이 뜻을 찾아가며 읽었는데, 그 의미를 알고 난후 40년 간 묵었던 채 증이 내려가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매일 밤 불교TV를 시청하며 불교에 완전 매료돼 버렸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렇게 좋은 불교를 왜 사람들이 모르나 하구요. 그래서 그때부터 불교를 알려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윤용진 감독은 그 후로 지금의 영화 ‘할’의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있는 돈 없는 돈 다 털어서 달랑 카메라 한 대만 마련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녔습니다. 당시 로케이션 헌팅을 하지 않고 정말 오만방자하게 다녔는데, 정말 운이 좋게도 좋은 장면들을 많이 찍을 수 있었습니다. 불교영화를 만들어서 인지 영화촬영 내내 부처님의 가피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윤 감독은 “영화의 처음 부분에 등장하는 설악산의 경관이나, 우천이 십자가를 메고 눈 산을 오르는 장면들은 정말 우연히 찍게 된 명장면들이다”라고 설명했다.

윤 감독은 자비와 사랑을 설파하는 불교와 기독교가 오늘날 서로 반목하며 시기 질투가 창궐하게 된 세태의 아이러니를 느끼며 영화 ‘할’을 통해 종교에 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윤용진 감독은 “영화를 보고 어떻게 느끼는 지는 관객들 각자의 몫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각 종교가 이제는 서로 비교하고 차별하는 마음을 버리고, 자비하고 사랑하는 시대가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 soej84@buddhapia.com
2010-09-27 오전 11: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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