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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禪)은 언어나 문자 같은 것은 내세우지 않고 곧바로 마음을 가리켜 성품을 보는 것이다. 이심전심의 형식을 전통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선을 애초부터 문자로써 설명한다거나 논리적 서술로써 그 실상을 논하는 것은 상당히 무리가 있다.
이런 선이 우리나라에서 학문의 한 분야로 자리 잡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불교학에 대한 현대적인 연구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까닭이기도 하지만, 선의 경우 선학(禪學)으로 성립되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논의 제기가 됐기 때문이다.
선은 종교로서 인간의 생활에서 우러나온 지극히 인간적이고 깨침을 추구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당연히 선에 대한 체계적이고 분류적인 해석의 작업과 더불어 선의 의의와 그 본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저자는 동국대 선학과에 교수로 몸담고 있으면서 선학의 방향제시와 역사와 사상, 수행과 선정 등 종합적인 입문서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 왔다. 선학을 강의하고 본격적으로 선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저자는 틈틈이 준비해 둔 강의안과 단편적인 이론서 등을 참조해 세 가지 방향으로 선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부는 선의 사상사적인 측면에서 인도에서 발생한 선의 근원과 선의 전개에 대해 개설적으로 피력했다. 즉 선경의 전래와 더불어 보리달마에 의해 선법이 중국에 들어오면서 중국적인 선종의 흥기와 함께 각종 종파의 출현에 대해 시대적으로 개관했다. 또한 한국에서 전개된 선법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2부는 선에 대해 선전과 수행으로 분류해 설명하고 있다. 선전에서는 선경과 선어록에 대해 개괄적인 조망을 했으며, 수행에서는 수행의 방식에 대한 분류와 함께 선문답과 청류를 통해 선의 본질과 그 특성에 대해 조명했다.
3부에서는 그 동안 저자가 주장하고 제기해 온 문제를 중심으로 선사상의 전개에 대해 나름대로 정리했다. 먼저 마음의 구조와 그 작용에 대해 서술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간화선의 성립배경에 대해 기술했다. 또 선과 깨달음의 관계에 대해 설명을 곁들였다.
저자는 “선은 단순한 이론이 아닌 좌선이라는 행위를 통해 그 진리를 현실화 하는 것”이라며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행하는 바로 그 자리에서 저절로 드러나는 묘수(妙修)”라고 말했다. 책은 선과 깨달음의 관계를 궁긍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저자 최현각은 속리산 법주사에서 출가해 동국대 석·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동국대 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선의 길> <인도의 선·중국의 선> <행복에 이르는 뗏목> <날마다 좋은날> <아난의 입 가섭의 마음> 등이 있다.
선학의 이해|현각 지음|동국대학교출판부|2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