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1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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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종합사서(史書) ‘조선불교통사’ 완역본 출간
2002년부터 역주사업진행 8년만에 결실
이능화가 편찬하고 최남선이 교열한 조선불교통사는 고대부터 고려ㆍ조선ㆍ저술 완성 당시인 근대 1916년까지의 한국불교사를 총망라하고 있다.


불교 종합사서(史書)로서 가장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능화(1869 ~ 1943)의 <조선통불교사>가 93년 만에 한글로 완역됐다.
동국대 출판부는 9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역주 조선불교통사>(전 8권) 출간을 밝혔다.

<조선불교통사>는 상현거사 이능화가 편찬 저술하고 육당 최남선이 교열한 한국불교 최초의 종합역사서이자 불교백과전서이며, 선사들의 저작물을 담고 있는 불교전집이다.

<조선불교통사>는 372년 순도(順道ㆍ?~?)가 고구려에 불교를 전한 이래 <불교통사>의 원고가 마무리되는 1916년까지 1544년에 이르는 한국불교사를 집대성한 역사의 보고(寶庫)다.

역주편찬위원장이자 연구책임을 맡은 법산 스님(동국대 선학과 교수)은 “이 책이 한문으로 기술 돼 있어 한글세대가 자료를 활용해 연구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이를 인식한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에서 2002년에 역주편찬위원회를 구성하고 역주 사업을 진행해 8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선불교통사>는 일본, 중국, 세계의 불교학자들이 한국불교 연구에 있어 필수적인 자료로 인식할 만큼 독보적인 자료다. 또한 문학ㆍ사학ㆍ철학 등 인문학 연구에서도 중요한 자료로 인용되고 있다. 특히 <불교통사>에 실려 있는 고승들의 비문과 사적기(事蹟記)들은 일차 사료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법산 스님은 “<조선통불교사>는 그 방대한 분량과 난이도 때문에 부분적인 번역서가 나오거나 연구논문에 일부 발췌 인용되긴 했으나 그 전체를 본격적으로 조망한 적이 없었다. 따라서 이번에 완역된 전집의 출간으로 인해 불교학 발전의 일대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선불교통사>는 상편(불화시처) 2책, 중편(삼보원류) 1책, 하편(이백품제) 3책, 원문 교감본 개정판 1책, 색인집 1책 등 총 8권의 책으로 구성돼 있다. ‘불화시처’에서는 고구려, 백제, 신라, 가락국, 고려, 조선, 조선총독부 시대까지의 한국불교사를 편년체 형식으로 기술했다. ‘삼보원류’에서는 인도와 중국 불교의 역사와 종파, 불조(佛祖)에 관한 내용을 기술하고 있으며, ‘이백품제’는 불교에 관한 다양한 관심사를 망라하고 있다.


<조선불교통사>의 내용 중에는 이 책에만 수록돼 있는 유일한 자료가 있다. 바로 ‘미륵불광사 사적(彌勒佛光寺事蹟)’이다. 여기에는 겸익의 인도 구법과 범본 율장의 전래에 관한 내용을 싣고 있어 백제불교의 계율과 그 국제적 위상을 밝히는 데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된다.

<조선불교통사>의 내용 중 3분의 1은 조선시대 불교를 다루고 있어 얼마 되지 않은 조선시대 불교사 연구학계에 큰 자양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집에서 이능화가 조선의 선을 임제 적통설로 지지하고 조선 후기 선문 논쟁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그가 직접 세목으로 추린 주요인물은 266명으로 고구려가 17명, 백제 20명, 신라 65명, 고려 71명, 조선 93명으로 조선시대 인물이 가장 많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불상과 탑 등의 유물 213건(고구려 4건, 백제 4건, 신라 5건, 고려 60건, 조선 90건)을 세목으로 추려 적시했다.

이 밖에 <조선불교통사>는 훈민정음의 어법 원류가 범어(梵語)에서 왔다는 논지를 펴는 등 훈민정음의 창제 과정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김진무 부교수는 “이러한 의견은 일찍이 국어학계에서 주목한 바가 있지만 그 전문이 번ㆍ소개되는 것은 이 전집이 처음이다. 그리고 아직까지 관련연구자들이 한 번도 언급조차 하지 않은 석굴암 조성에 관한 내용을 비롯해 불교미술사 분야의 다양한 기록과 자료가 수록돼있다”고 설명했다.

전집에서는 한국종교를 불교, 신교(神敎), 도교, 유교, 기독교 등 다섯 개로 파악하고, 한국사회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불교ㆍ유교ㆍ기독교를 비교종교학적인 시각에서 비교ㆍ고찰했다. 이 외에도 민간에 전래되거나 역사서에 언급된 사찰들의 연기(緣起)설화, 승려와 관련된 신이(神異)한 괴담, 각종 민속과 풍습, 제도 등이 다양하게 수록돼 문화콘텐츠의 보고로서 활용가치가 높다.

한편, <조선불교통사> 역주사업은 2002년에 한국연구재단의 국학 분야 기초학문육성 지원 사업으로 선정된 이래 법산 스님을 연구책임으로 해 효탄 스님(조계종 문화부장), 김진무 부교수(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한상길 연구교수(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김치온(동국대 강사), 류화송(충남대 강사) 등 박사급 연구 인력이 역주위원으로 참여했다.

김진무 부교수는 “난해한 금석문과 방대한 불교문헌자료로 이루어진 문장의 번역과 주석, 해제연구에 5년의 기간이 걸렸으며, 원문 교감과 증의를 거친 오탈자 교정과 통일윤문, 편집 등에 이르기까지 총 8년에 걸쳐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이나은 기자 | bohyung@buddhapia.com
2010-09-09 오후 3: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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