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으로 출석한 50대 여인의 문제제기로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피소된 조계종 법규위원회가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유감의 뜻을 밝혔다.

조계종 법규위원회(위원장 성천)는 9월 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제66차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법규위원 9명 전원이 참석해 ‘법규위원회 현안 문제에 관한 건’을 안건으로 상정해 국가인권위원회에 피소된 건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성희롱 발언 당사자로 알려진 A스님은 “사건에 대한 심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일이 대외적으로 알려져 유감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긴 했지만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후 회의는 A스님의 주장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법선 스님을 법규위 대변인으로 임명하고 이번 사태과 관련해 법선 스님이 사건당사자인 50대 여인(박모 씨)을 만나 최대한 설득키로 했다.

대변인 법선 스님은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법규위원들이 법률 전문가가 아니어서 증인 심문 과정에서 능숙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 특히 박모 씨를 심문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민망스러운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법규위원들의 뜻을 박모 씨가 인지하고 넓은 마음으로 혜량해 국가기관에 제소된 부분을 마무리해준다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법선 스님은 “법규위원회가 ‘사과’가 아닌 ‘유감’을 표명하는 것은 박모 씨를 심문하는 과정에서 수치심을 준 데 대한 것일 뿐이다. ‘사과’하면 법규위원회가 박모 씨와 관련한 사건을 다룬 것부터 잘못됐다는 오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종단 안팎에서는 이날 회의를 통해 법규위원회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줄 것을 기대했으나 ‘유감’ 표명만으로는 부족함이 많다는 지적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일부 위원스님이 법규위원 전원의 사퇴를 주장했지만 다수의 의원 반대로 무산됐다.

법선 스님은 “내일(8일) 직접 제주도로 내려가 법규위원회의 입장을 전달하고 박모 씨의 입장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