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 경부터 기념촬영이 진행되고 오후 정족 수를 겨우 넘어서는 등 폐회 분위기 속에서 주요 쟁점 법안이 우선 처리됐다.

먼저 조계종 차원의 사회활동과 불교NGO 지원의 근거가 되는 ‘불교사회활동진흥법’이 만장일치로 제정됐다. 불교사회활동진흥법은 포교활동과 구분해 사회공익활동에 나서는 복지법인, 사단법인, 재단법인을 대상으로(학교법인, 의료법인 제외) ‘종단보조금관리에관란령’에 따라 보조금 및 기금을 조성해 지원토록 하는 법이다. 불교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정의와 지원 범위 등에 대해서는 종무회의 등을 통해 관련 령을 제정하기로 했다.

이어 △중앙종회의원 선거법 개정안 △교구종회의원선거법 개정안 등이 통과됐다. 하지만 제15대 중앙종회의원 선거를 한 달 여 앞둔 상황에서 거주승 선거권에 대한 판단은 제15대 종회로 넘어갔다.

‘중앙종회의원선거법 개정안’과 ‘교구종회의원선거법 개정안’은 주소지를 기준으로 선거권을 부여하는데 대한 폐단을 막기 위해 ‘거주승’ 선거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아 마지막 종회임에도 격론이 진행됐다.

먼저 지홍 스님(불광사 회주)은 “종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 조항을 삭제하는 것은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음으로 무리”라고 지적했다.

진화 스님은 “거주승 선거권을 악용해 선거 폐단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나, 본사재적특별법이 있는 만큼 본사재적이 정리된 후에 거주승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향적 스님도 “종도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만큼 공청회 등을 거치고 15대 종회에서 처리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일문 스님은 “선거를 앞두고 선거법을 고치는 것은 오해 소지가 있지만 부칙으로 내년 1월부터 시행토록 하면 될 것”이라고 제의했다.

무애 스님도 “거주승 선거권 문제는 14대 종회 내내 논의돼 합의까지 본 사항으로 투표를 실시해 통과시키고 부칙으로 이번 종회의원 선거 이후 실시토록 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홍 스님은 교구본사 전적을 위주로 한 선거권 부여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지홍 스님은 “범어사가 본사지만 서울에서 포교당을 하며 본사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대중스님들도 같은 상황이다. 적을 본사에 두고도 서울에서 활동하는 스님들이 많은데 현장에서 기본권을 행사토록 해야한다. 거주승 선거권 삭제는 종도들의 의견을 수렴해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회의장 보선 스님이 “논란이 되는 거주승 선거권 삭제 부분을 빼고 나머지 합의된 사항을통과토록 하자”고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이후 각 종회 계파 간 차기 종회에서 법안에 대한 통과 협조가 합의됨에 따라 현행대로 거주승 선거권을 인정하고 나머지 합의된 부분의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교구종회의원 선거법 개정안도 거주승의 선거권 부분을 제외한 선거제도 개선 등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만장일치 통과됐다.

마지막 안건으로 상정된 ‘중앙종회의원선거법 개정안(직능대표)’은 율원 및 강원에 해당된 인원 조정에 대한 종도 의견 청취의 주장으로 안건이 철회됐다.

총 10개의 종법 제개정안을 다룬 종회는 오후 5시 40분 경 회기를 단축하고 폐회했다. 오후 정족수를 채우기도 힘겨운 상황이 되자 휴회와 폐회를 놓고 7일 속개하자는 의견과 7일 속개해도 정족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폐회하자는 의견이 나와 오후 5시 45분 나머지 안건을 처리하지 않은채 184회 임시회 폐회를 결정했다.

일부 소장 종회의원 스님들은 법안 처리를 주장했으나 다수 종회의원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번 제14대 중앙종회가 막을 내림에 따라 △종무보고 △종책질의 △상임분과위원회 및 특별위원회 활동보고 등 종회 기본 업무와 △군승 참종권을 포함한 군종특별교구법 개정안 △해인사현안문제파악을위한특별위원회 구성의 건 △제23교구본사관음사관련소송및채무해결을위한특별위원회 구성의 건 △다솔사 교구 관할 확인의 건 등은 다뤄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