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43년간 불편 해소 계기 맞았다” 환영

자연공원에 사찰소유지를 강제 편입시켜 문화재 관리 및 사찰 수행환경 등을 침해해 온 자연공원법이 불교계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쪽으로 개정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과 민주당 강창일 의원(제주시갑)은 8월 31일 각각 대표발의해 자연공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주호영ㆍ강창일 의원은 “현행 자연공원법은 자연공원을 공원자연보존지구ㆍ공원자연환경지구 등 생태계 보전 위주로 용도지구를 규정해 문화재를 보유한 사찰 등의 발전을 초래하고 있다”며 개정법률안의 취지를 밝혔다.

두 의원은 개정법률안에서 자연공원 내 사찰 경내지 중 문화유산 보전 등에 필요한 지역을 ‘공원문화유산지구’로 지정케 했다. 전통사찰의 의견을 수렴해 문화재 관리행위와 전통사찰 불사를 가능케 했을 뿐만 아니라, 공원관리계획 수립시에도 전통사찰의 의견을 묻도록 했다. 또, 문화재관람료 민원 해결을 위해 공원문화유산지구입장료를 신설ㆍ징수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대해 조계종(총무원장 자승)은 9월 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자연공원법 개정안에 대해 설명했다.

조계종 기획실장 원담 스님은 “부족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이 이제라도 종단의 요구를 수용해 자연공원내 문화재와 전통사찰이 갖는 역사문화적인 가치를 인정하는 자연공원 정책을 도입키로 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공원문화유산지구입장료 등 종단 안팎의 구성원이 합의해야할 일이 남긴 했지만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수행환경과 종교행위 등이 잘 보존되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자연공원법 개정을 위해 정부에 △용도지구에 ‘공원문화유산지구’ 신설할 것 △‘공원문화유산지구’에서는 사찰 불사행위를 가능케 할 것 △‘공원문화유산지구’에서는 공원관리청의 기존 허가사항을 배제할 것 △공원관리계획 수립 및 변경시 전통사찰 주지와 사전 협의할 것 △사찰 주거환경 및 수행환경 지원을 위한 내용을 신설할 것 △공원문화유산지구 입장료 징수 내용을 신설할 것 등을 요구해왔다.

2009년 통도사 결의대회를 비롯해 1971년 청담 스님의 ‘공원법 시행 반대 건의서’ 제출, 1996년, 2002년, 2004년, 2007년 등 범불교도결의대회을 개최하며, 십 수차례 정부에 자연공원에서 사찰 경내지를 해제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법률개정안에는 사실상 조계종의 주장이 상당부분 반영됐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 통과시 그동안 자연공원 내에 위치한다는 이유로 제약을 받던 사찰의 불사가 무분별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또, 시민단체 등과 갈등을 빚어온 문화재관람료 징수를 대신할 ‘공원문화유산지구 입장료’ 징수의 사회적인 공감대 형성도 과제로 남았다.

원담 스님은 “종단은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후손들에게 지속될 수 있도록 환경감시 기능을 강화하겠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사찰의 무분별한 개발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종단 내 불사관리시스템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개정안은 9월 정기국회 본회의에서 다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