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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보는 불상의 모습은 대체적으로 가부좌를 틀고 중엄하게 앉아 있는 부처님의 모습이다. 하지만 사진 속 불상의 모습은 중엄한 부처님 모습이 아닌, 마치 로마시대 조각 작품을 연상시키는 역동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라시대의 정교하고 뛰어난 금속공예 기법을 엿볼 수 있는 금동인왕상은 신라시대(8세기 경)에 만들어진 작품으로 그 크기는 약 2cm에 불과하다. 또한 흰 곱돌재질에 자애로운 표정을 하고 있는 납석관음좌상(고려시대 12~13세기)도 매우 희귀한 불상이다.
이처럼 우리가 여태껏 국내에서 보지 못한 희귀한 미술작품 300여 점이 8월 30일~9월 12일 서울 프레스센터 대 전시장 ‘고미술의 귀환(歸還)과 향유(享有) 전’을 통해 소개돼 눈길을 끈다.
전시회는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중 유출 또는 반출돼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던 우리의 고미술품을 한데 모으고 제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아시아기자협회, 홍명보장학재단, 고미술 전문화랑 ‘유심재’가 공동개최한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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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에 소개되는 주요 미술품들은 고미술 전문화랑 ‘유심재’의 정진호 대표가 직접 수집한 작품들이다. 정진호 대표는 “세계에 흩어져 있는 우리의 고미술품들은 대부분 가난했던 시절에 유출 또는 반출된 것들이다. 이번 전시는 이런 사실을 정부나 국가 차원을 넘어 경제력을 기반으로 한 민간차원에게 알리고, 관심과 투자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점을 인식시키고자 마련된 자리”고 말했다.
정 대표는 지난 20년 간 수 백 차례의 해외 답사를 통해 전 세계 구석구석을 누비며 훼손되거나 멸실될 뻔 한 한국의 고미술품들을 수집해 왔다. 정 대표는 지구촌 곳곳의 개인 소장자들을 일대일로 만나 설득하는 것은 물론, 세계 유수의 경매시장을 돌아다니며 작품들을 수집했다. 하지만 정 대표는 “아직도 일본, 미국, 유럽 등에 흩어져 있는 우리 유물을 발견하고도 국내에 가져오지 못하고 있는 미술품이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아시아기자협회 아이반 림 회장은 이번 전시에 대해 “한국 고미술의 귀환은 한국 정신문화의 귀환”이라며 “지금껏 서구 시각에서 바라보던 외래적 미감에서 벗어나 아시아 고유의 독창적이고 전통적인 문화적 자신감을 되찾아 이를 드높이는 신호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전시의 수익금은 홍명보 올림픽축구대표 감독이 설립한 홍명보장학재단에 의해 어린이 암환자 및 취재 중 순직한 기자 유족들의 장학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홍명보 감독은 “해외에서 떠돌던 한국의 고미술품과 중국의 유물들이 한 자리에서 시대와 공간을 뛰어 넘어 숨 쉬고 있는 모습이 경이롭기까지 하다”며 “무엇보다 전시회 수익금이 좋은 곳에 쓰여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수 십 만원에서 수 억 원대까지 이르는 작품들이 전시되며, 일반인은 물론이며 전문가들도 함께 고미술품을 향유할 수 있는 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