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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도법 스님은 “화쟁위는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현실 사안과는 별도로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 사회에서 화쟁의 담론이 이어져 화쟁이 문화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화쟁위가 논의 중인 안건은 봉은사건과 4대강 사업건이다. 화쟁위는 9월 중 봉은사건에 관한 보고서 작성을 마무리 짓는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도 10월까지 화쟁위 활동을 마칠 계획이다.
스님은 “화쟁은 절충ㆍ타협을 넘어 불교라는 진리의 정신을 갖고 현실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쟁은 실상을 보고 실상대로 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자식을 낳은 것이 부모라면 부모는 누가 낳았을까요? 할아버지ㆍ할머니도 자식을 낳았지 부모를 낳은 것은 아닙니다. 자식 없는 부모는 성립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상의상관돼 있다는 이것이 바로 연기이며, 부처님은 이 실상을 바르게 보라고 가르쳤습니다.”
이어 스님은 “형과 아우의 관계도, 이웃과 이웃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라며 “조계종이 화쟁위를 구성한 것은 대단히 중요하고 괜찮은 결정이었다”라고 흡족해 했다.
도법 스님은 “불교만 생각해서는 갈등을 해소할 수 없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시민ㆍ대중이 요구하는 일 등 사회를 위하는 길에 불교계가 나서는 것에 해답이 있다”고 말했다.
“초기불교에서는 고ㆍ집ㆍ멸ㆍ도 사성제에 중심으로 개인의 해탈을 중시했지만 사성제는 대승불교에 이르러 사홍서원으로 바뀝니다. 사홍서원의 실천이 곧 불교의 이익입니다.”
스님은 “내 것만을 챙겨 이익되는 것은 연기적이지 않은 것”이라며 “대중과 소통하고 공감해 얻은 것이 이익에 부합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법 스님은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은 행정ㆍ생태적 문제 이전에 민주주의의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사업 시행 이전에 충분한 정보공개와 논의ㆍ합의가 결여됐다는 것.
그러면서도 스님은 “화쟁위는 4대강 사업 등 특정 사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기구가 아니다. 갈등을 통합 하는 과정을 만드는 것이 화쟁위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화쟁위는 봉은사와 4대강사업 건에 대한 활동에 이어 인터넷 등 여러 경로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차기 안건을 선정할 예정이다. 첫 워크숍에 이어서는 화쟁으로 불교적ㆍ사회적 담론을 여는 다른 형태의 워크숍도 준비중이다.
“다음 워크숍에서는 참가자들이 ‘원고 량과는 관계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했다’ 싶을 정도로 대화의 마당이 펼쳐지게 될 것입니다. 이런 시도가 대중화돼 화쟁이 문화가 되고, 화쟁을 주제로 우리 시대 양심과 지성의 무대가 끝없이 펼쳐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