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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산 스님의 세계일화 정신과 수경 스님의 생명살림 정신이 활짝 꽃피는 도량으로 가꾸겠습니다.”
수경 스님의 뒤를 이어 화계사 주지에 임명된 수암 스님(전 화계사 총무국장)은 8월 11일 주지 임명 후 화계사를 국제포교와 생명살림의 도량으로 가꾸겠다고 말했다.
총무국장으로 화계사의 안살림을 맡아 온 수암 스님은 먼저 지난 6월 승적 포기를 선언하고 은거한 전임 주지 수경 스님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털어놨다.
수암 스님은 “수경 스님이 세상의 번민과 고통을 타파하겠다고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뛰어든 이 때 대중으로 함께 하지 못해 안타깝고 죄스럽다”며 “주지직을 비울 수 없다는 뜻에서 어른스님들께서 불가피하게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스님은 먼저 숭산 스님의 세계일화 정신을 계승해 국제포교의 근본도량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스님은 “화계사는 그 무엇보다 숭산 스님의 국제포교 원력이 서린 근본 도량”이라며 “국제선원 활성화로 외국인 제자들이 쉽게 찾아와 수행정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스님은 수경 스님의 생명살림 정신을 확대해 중생살림을 보살피는 화계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스님은 “불교대학의 교육, 시민선방ㆍ템플스테이의 선수행, 신도들의 복지 이 세 가지를 기본 축으로 신도 살림과 이웃 살림에 보다 신경 쓸 것”이라며 “국토를 청정히 하고 뭇 생명을 살리자는 수경 스님의 정신을 살려 중생의 아픔을 폭넓게 아우를 수 있는 화계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재 1억 6000만원 수준인 포교ㆍ복지예산을 점차 적으로 두 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포교와 복지활동을 통해 신도들이 동참의 즐거움 느끼게 하고 이를 통해 신도 결집력 높인다는 것. 현재 진행 중인 결식 아동 돕기, 라오스 화계초등학교 지원 등과 함께 빈민촌 자비도량 건립, 이주민 노동자 무료진료, 난치병 어린이 초청 치료 등도 추진된다.
수암 스님은 “세계일화와 생명일화의 꽃이 피어나는 도량으로 그 정신이 지속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암 스님은 1986년 수덕사에서 원담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89년 범어사에서 자운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받았다. 덕숭총림 방장 설정 스님의 상좌로 수덕사 교무국장, 조계종 총무원 총무국장을 거쳐 화계사 총무국장을 맡아 왔다.
이에 앞서 올해 4월 화계사 주지로 재임됐던 수경 스님은 문수스님의 소신(燒身) 입적 등을 겪은 후 6월 14일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떠난다. 초심으로 돌아가 진솔하게 살고 싶다”며 화계사 주지직과 승적을 포기하고 은거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