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1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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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의 울음 들리지 않는가!
만해와 <조선불교유신론>
<조선불교유신론> 초판본

2010년인 올해는 만해 한용운(1879~1944) 선사가 <조선불교유신론>을 집필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1910년 12월 8일 밤 내설악 백담사에서 유신론은 탈고됐다. 이 책은 불교개혁을 논하는 모두에게 큰 깨침을 주는 목탁소리였다. <조선불교유신론>이 오늘에도 주목되는 이유는 민족과 불교의 생존을 위한 불교의 개혁은 아직도 갈 길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용운은 예견이라도 했듯이 <조선불교유신론> 집필을 마치면서 마지막 한 구절을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아우여 형이여. 들리지 않는가. 이는 파리 소리가 아니라 닭의 울음임을!”이라고 했다. 아직도 한국불교는 닭의 울음이 들리는 새벽이 왔음을 자각하지 못하는 무리들에게 지배당하고 있기에 이 책에 더욱 주목하게 되는 것이다.

한용운은 일제의 식민지라는 암울한 시대적 상황에서 시대적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민족과 불교의 생존을 위해 불교를 개혁하려 하였고 이는 <조선불교유신론>을 통해 구체화됐다. 즉 불교는 사회개혁을 수행할 수 있는 우수한 사상이지만, 당시에는 불교가 침체돼 사회개혁을 할 수 없으므로, 제도적·사상적인 면에서 개혁이 돼야 한다고 보았다. 전 17장으로 구성된 유신론은 제 1장에서 4장까지는 만해 한용운이 이해하고 있던 불교관에 바탕을 두고 문제 해결을 위한 이론적 근거를 밝힌 부분이다. 종교요, 철학인 불교는 미래문명의 원료품 구실을 할 수 있게 될 것과 불교의 가르침이 평등주의와 구세주의에 입각해 있음을 천명했다. 그리고 제5장부터는 이어서 승려교육, 참선 등 여러 가지 문제에 관해 구체적인 방안을 하나하나 제시하고 있다. 불교로 하여금 참다운 민족종교 또는 민족 자결의 가치를 지향케 하려는 실천적 입장에서 <조선불교유신론>을 통해 시대의 ‘고(苦)’를 극복하고자 했다.
<조선불교유신론>의 집필 배경은 조선 불교의 현상을 타개하려는 열렬한 실천적 의도에서였다. 그는 훌륭하게 유신하는 자는 훌륭하게 파괴하는 자라 하여, 낡은 습관을 새로운 세대에 맞도록 고치는 것이 바로 개혁임을 역설했다. 당시의 한국불교를 다각적으로 비판을 가했다는 점, 보수적인 불교계에 대한 혁명적인 개혁과 신앙의 주체인 대중이 불교를 통해 주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보았다. 한국불교의 모든 분야에 걸친 비종교적ㆍ비시대적ㆍ비사회적인 인습을 타파하고 혁신해 시대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진로를 개척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므로 불교 본연의 자세로 복귀하고 부처님의 근본정신을 발휘 시키고자했다. 한국불교가 현대불교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코자 했다.

만해 한용운이 <조선불교유신론>에서 제시하는 불교적 이상은 무질서한 불교교단의 통제를 주장한 것이다. 이른바 불교현대화를 통한 대중 불교 운동이었다. 그의 실천적 불교정신에 제시된 그의 사상은 자아의 발견, 평등주의, 이타주의, 불교의 구세주의(求世主義) 등으로서 이후 그의 모든 행동적ㆍ사상적 발전의 토대가 됐으며 지금 세계 인류를 위하여서도 유효하다. 그가 남긴 <조선불교유신론>은 여전히 우리의 미망(迷妄)을 깨우는 목탁으로 크게 들려온다.
전보삼(철학박사, 신구대학 교수), 사진=박재완 기자 |
2010-08-09 오후 4: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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