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스테이와 산사음악회 등은 불교문화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수단으로 각광 받고 있다. 불교문화는 굳이 포교를 논하지 않아도 우리 민족 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불교문화가 대중화되려면 불교문화 관련 정보를 결집한 통합정보센터와 프로그램 개발과 콘텐츠를 연구ㆍ개발할 연구기관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중앙승가대 각정 스님이 박사학위청구 논문 ‘현대 한국 불교문화 대중화의 연구’를 통해 제안한 내용은 불교문화 프로그램 참여자의 성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뒤에 나온 결과라 더욱 눈길을 끈다.
스님은 논문에서 선수행, 연등축제, 템플스테이, 산사음악회 등 불교문화 프로그램 참여자 300여 명을 대상으로 참여수준과 타 프로그램과의 연계여부를 기준으로 구분해 그 효과를 ‘참여효과’로 정의했다. 각정 스님은 ‘참여효과’를 참여자 개별 특성 등을 측정하는 척도로 활용했다.
스님은 “불교문화 프로그램별 참여효과는 대체로 높았다. 이는 오늘날 한국불교의 대중화 전략이 비교적 성공적이라는 평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각정 스님의 연구ㆍ조사에 따르면 선수행 프로그램(4.22)의 참여효과가 가장 높았다. 다음은 연등축제(4.09), 템플스테이(3.90), 산사음악회(3.81) 순으로 나타났다.
정서적 효과는 연등축제가 가장 높았다. 스님은 “연등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에 함께 참여하면서 참가자들 간에 친밀감이 형성되고, 이 친밀감이 사찰ㆍ종단에 대한 소속감 향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각정 스님은 “높은 참여효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에게 선수행 프로그램은 여전히 어렵다는 인식을 주고 있다”면서 “대중화를 위해서는 선수행의 문화적 기능을 좀 더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님은 “선수행 프로그램 대중화를 위해서는 개별적으로 이뤄지는 수행지도자를 종단이 전담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라고 제안했다.
각정 스님은 “연등축제 활성화를 위해 호기놀이를 재현하고, 봉축을 기념해 불자 가정마다 연등달기 운동을 펼치자”고도 말했다.
호기놀이는 아이들이 등을 만들기 위한 재료비를 구하기 위해 부처님오신날 수 주일 전부터 종이를 잘라서 등간에 매달아 들고 집집마다 누비고 다니면서 쌀이나 베를 얻는 풍속이다.
스님은 “연등축제는 축제로서 남녀노소 누구나에게 불교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현재의 프로그램은 젊은이와 외국인에 집중돼 있다”며 “장ㆍ노년층의 창가를 유도하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산사음악회는 문화적 효과점수가 가장 높았다.
스님은 “산사음악회의 문화적 효과가 종교적 효과로 이어진다는 개연성이 부족한 것은 다소 아쉽다”면서 “보다 높은 종교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 종교적 색채를 강화하는 음악프로그램을 강화할 것인지 불교문화의 포교 효과성에 만족하고 현재의 음악 프로그램을 유지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전국 사찰에서 광범위하게 진행중인 템플스테이와 관련해 각정 스님은 특화된 프로그램을 강조했다.
스님은 “템플스테이 경험자 중 재참가의향을 가진 참여자는 90%가 넘지만 실제 재참가자가 27%에 지나지 않고 있다는 통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템플스테이의 정체성을 일반 문화상품, 대중화된 불교문화 체험 프로그램, 정신수양 프로그램으로 특화하고 개별사찰들이 여건에 따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일반인의 선택의 폭과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정 스님은 “선수행, 연등축제, 템플스테이, 산사음악회 등이 보다 대중화되려면 불교문화관련 정보를 관리하는 통합정보센터를 마련하고, 욕구별ㆍ수준별 맞춤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며 “불교문화 프로그램 개발과 콘텐츠 평가를 위한 연구센터를 설립하자”고 말했다.
한편, 중앙승가대는 개교 30여 년 만에 첫 박사인 각정 스님과 지은 스님의 학위수여식을 8월 19일 오후 2시 대학본부 3층 교무회의실에서 개최한다. 지은 스님의 박사학위청구 논문 주제는 ‘규봉 종밀의 선사상 연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