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시 돌이 되어 가고 있었다. 무너져 내린 두 눈엔 기다리던 세상이 아쉽게 스쳐가고, 부서진 귓가엔 그 날의 목소리가 멀어져 가고 있었다. 기나긴 꿈에서 깼을까. 아니면 이제부터 기나긴 꿈을 꾸기 시작했을까. 지워진 입가엔 아무런 말도 없었다.
흙이었다가, 돌이었다가, 부처였다가, 다시 돌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니 흙이 되어 가고 있었다. 돌부처가 모두 부서져 흙으로 돌아가고, 그 흙이 다시 돌이 되면 누군가 다시 부처를 세울까. 다시 눈을 뜬 부처는 그 옛날 아쉽게 스쳐갔던 시절을 다시 볼 수 있을까. 문 밖의 석불 하나도 눈이 멀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