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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에서 완주 위봉사와 더불어 단 2곳뿐인 비구니스님들의 참선 수행도량인 남원 승련사(주지 경훤) 뒷산으로 송전탑이 설치될 예정이어서 스님들의 수행환경에 막대한 지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 전주 사업소에서 발주한 송전계획에 따르면, 전북 남원시 이백면 송정소에서 전북 장수군에 이르는 30㎞ 구간에 15만 4000볼트 고압선을 설치하는 송전탑 건설 사업이 승련사에서 불과 200m 떨어진 곳에 진행 될 예정이다.
이 송전로가 개설예정인 구간에는 승련사 뿐만 아니라 귀정사가 있는데, 이 두 사찰 인근 300m정도 떨어진 곳에 송전선로가 개설될 것으로 예정돼 있어 ‘문화재 보호법’과 ‘전통사찰 보전법’등 관련법규의 검토와 함께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승련사 주지 경원 스님은 “뒷산으로 포행을 나갔다 이상한 표식이 있어 한전 전주사업소로 찾아가 노선 변경의 불가피함을 이야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현재 승련사를 중심으로 남원사암연합회, 남원 신행단체 연합회, 마을주민과 함께 국민고충위원회 등 관계기관에 진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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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선 철탑이 세워질 예정인 만행산은 지난 1996년 4월 대규모 산불이 발생해 승련사 주변을 제외한 산림이 황폐화돼 있는 상태다. 때문에 만행산에는 계곡으로 토사가 흘러내려오고 심각한 식수 고갈문제로 현재도 계곡의 물을 끌어올려 식수를 해결하고 갈수기에는 소방차로 식수를 공급받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철탑건설이 착수된다면, 산림파괴로 인해 이러한 식수문제와 산림파괴는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경훤 스님은 “산불화재로 황폐화된 곳을 놓아두고 화재로부터 겨우 살아남은 승련사 주변의 산림을 파괴하면서까지 승련사 뒷산으로 고압선로를 개설하려는 한전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며 “절 바로 뒤에 송전탑을 설치하면서 정작 승련사에는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 고 밝혔다.
승련사는 선학원소속으로 백두대간을 마주하고 있는 남원의 종조산인 만행산 자락에 위치해있다. 고려 홍혜국사와 송광사 16국사 중 한분인 각진국사의 제자 졸암선사가 37년에 걸쳐 대웅전, 요사채, 선방 등 111칸의 불사를 이루고, 59대 각운선사가 선풍을 크게 떨치는 등 고승들이 수행하던 고찰로 올 하안거 승련선원에는 30여 운수납자가 정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