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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단체들이 7월 14일 일간지 광고를 통해 불교계가 문화재·템플스테이 등의 명목으로 ‘국가에서 천문학적인 세금을 받아쓰고 있다’며 비판하고 나선 것에, 불교계 단체가 정면 반박에 나섰다.
불교자주실천운동본부가 조직한 연경사회문화정책연구네트워크(이하 연사연)는 7월 22일 조계사 내 산중다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개신교 단체의 악의적인 신문광고는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주장하며 “종교 갈등을 부추기는 작태로 정치공작의 냄새가 풍긴다”고 비판했다.
연사연은 “현재 불교계 문화재는 대한민국 국가지정문화재의 60%, 비지정문화재 80%를 차지하고 있다. 문화재에 관련된 국고지원금이 불교계에 편중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개신교의 경우 교육부에서 ‘재정결함보조’항목으로 사학에 지원받는 예산금액은 더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연사연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2004~2008년 동안 종교단체가 설립한 사학법인 및 사립학교에 대한 예산지원 현황’자료를 공개했다.
교육부는 매년 현행 사립학교법 제43조 1항에 의거해 ‘재정결함보조’항목으로 사립학교에 3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2008년의 경우 3조원 가운데 종교사학에 사용된 예산만 6300억 원에 달한다. 재정결함보조는 1974년 정부가 학교평준화를 시행하면서 사립학교의 등록금을 통재해 사립학교가 재정난을 겪게 되자 재정결손을 보조해 주기 위해 마련된 예산안이다.
연사연이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6300억 원 중 개신교 4309억원(68.25%), 가톨릭 1106억 원(17.52%)으로 기독교에만 85%의 보조금이 지원됐다. 반면 불교계는 452억 원으로 7.16%에 불과하다.
연사연의 김영국 운영위원은 “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종교사학 321개 가운데 불교단체가 설립한 사학은 22개, 기독교는 276개에 이르기 때문에 예산지원 편중은 당연하다”며 “하지만 불교계는 이를 두고 단 한 번도 문제를 삼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불교계에서 문화재 명목으로 지원금을 받는 것은 국가적일이지만, 개신교의 경우 재정결함보조항목으로 받은 예산을 대부분 인건비로 충당한다”며 “개신교야 말로 결국 선교행위를 목적으로 국가의 돈을 쓰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연사연이 발표한 자료를 근거로 숫자적인 의미에서만 본다면, 불교계가 템플스테이, 문화재 관리 보수비, 대구불교테마공원, 문화재관람료 등을 명목으로 쓴 평균 약2076억 원보다 월등히 높은 숫자다.
연사연측은 개신교가 일간지 광고를 통해 불교계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선 것에 대해 “과거 유령단체들이 불교계를 비판한 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번 일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광고게제의 주측은 한기총 소속단체인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한국장로회총연합회와 개신교의 공식단체인 한국교회평신도단체협의회·한국교회언론인회·민족복음화부흥협의회 등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연사연은 “한기총 회장 이광선 목사가 7월 19일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를 만나 ‘4대강 사업을 혼란이 없도록 중단 없이 시행해 달라’라는 발언을 한 것과, 유인촌 장관이 개신교 단체들을 만난 자리에서 불교문화재 예산지원에 관한 부정적인 언급을 한 후, 불교계 비판광고가 나온 것은 4대강을 지지하는 개신교인들이 정권에 편에 서서 불교계를 탄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연사연은 “이번 일로 하여금 MB정권은 종교형평성을 빙자해 불교문화유산에 대한 정당한 예산집행을 축소하려는 반헌법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조계종단은 정부의 국고지원예산에 대해 투명한 집행으로 도덕성과 청렴성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연사연은 앞으로 종교사학에 대한 국고보조금 지원 현황에 이어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외교통상부 등 정부기관의 종교계 예산지원을 분석해 2~3개월 간격으로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한편 연사연은 불교자주실천운동본부가 3월 21일 봉은사 명진 스님을 통해 밝혀진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강남좌파주지 축출 발언이후, 뜻 있는 900여 불자가 발기해 대중운동조직을 지양하는 단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