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총무원장 자승)이 종단 최초로 사찰 주지 인사평가를 시행했다.
조계종 직할교구(교구장 자승)는 7월 15일 하반기 공찰(公刹) 주지 임기 만료 예정 사찰을 대상으로 제1회 인사평가 심의위원회를 실시해 추후 주지 인사에 공정성과 효율성을 더해나갈 방침이다.
위원회 위원은 직할교구장인 총무원장 자승 스님, 총무부장 영담 스님, 재무부장 상운 스님, 포교부장 계성 스님, 도진 스님, 수불 스님이다. 심의위원회는 분기별로 4차례 실시하고 이에 따른 누적점수를 바탕으로 교구장인 총무원장이 사찰 주지를 최종 임명하게 된다.
이번에 평가 대상이 된 사찰은 주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서울 중계본동 학도암(주지 법보), 동소문동 청룡암(주지 부경), 정릉3동 경국사(주지 종월),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봉국사(주지 지철) 4곳이다. 직할교구는 인사고과 대상인 직할교구 공찰 45곳을 시작으로 점차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최초로 시행된 인사고과제도는 종무행정, 포교 복지, 재정, 불사, 심의위원회 의견 등 5가지 평가항목에 따른 20개의 세부항목이 평가 기준이 된다.
평가를 위해서 직할교구는 인사평가에 기초자료로 법회 실시 여부, 참석인원, 법회 주제 등의 내용을 담은‘법회현황 보고’를 매달 제출하도록 한다.
인사평가 총 점수는 1000점이다. 이중 포교/복지가 330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둬 포교와 복지 역할에 대한 요구를 반영했다. 포교/복지활동 평가 세부사항은 신규 신도등록 인원, 신도 교무금 재납부 현황, 법회 참석인원 및 현황, 신도회 구성 여부, 신도교육 및 상담, 포교인력배치 및 예산 운영, 템플스테이 운영실적, 복지사업 현황 등이다.
재정은 270점 만점으로 예산 및 결산액 증감, 분담금 납부, 신규재산취득 및 사찰명 등기 이전 등을 평가한다. 종무행정으로 200점, 불사 100점, 심의위원회 의견 100점으로 항목별 점수를 나눴다.
평가에는 감점 사항도 포함됐다. 화재, 성보관리 미흡 및 소실, 템플스테이 운영사찰의 경우 정당한 사유없이 운영을 중단하거나 해지된 사찰에는 최대 100점까지 감점한다.
이렇게 평가된 점수에 따라 갑(950점 이상), 을 (949~800점), 병(799~600점), 정(599~400점), 무(399이하)으로 등급을 나누게 되며, 800점 이상인 ‘을’등급의 주지 이상만 재임 자격이 주어진다.
직할교구 인사평가는 주지 임기 만료 3개월 전 공찰을 중심으로 시행되고, 사사찰에 대해서는 직할교구 시행 이후 확대해 나간다.
자신의 평가 등급은 임기 만료 2개월 전 임명 여부에 따라 확인할 수 있으며, 자세한 점수를 원할 시에는 본인에게만 점수를 공개한다.
직할교구사무처 류창무 사무팀장은 “하반기 중에는 공찰의 ‘법회현황 보고’ 제도 운영, 정기 인사평가 매년 시행해 평가 내용을 누적 관리할 예정”이라며 “인사고과제도를 통해 주지 스님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침체된 수도권 포교와 복지에 힘쓰도록 하고 종도들의 신뢰 및 공정성 확립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공소유인 공사찰은 본사 주지가 바뀔 때마다 말사 주지가 바뀌면서 안정적인 사찰 운영이 어렵거나, 일부 직할교구 사찰에 특정 문중이나 계파가 지배권을 가지면서 공찰로서의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