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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문수 스님 잊지 않겠습니다. 극락왕생하소서”
문수 스님 소신공양 국민추모문화제ㆍ49재 봉행

“문수 스님! 본래의 자리였던 생명의 자리에서 우리와 함께 하소서! 우리의 생명평화의 염원이 이 땅에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장마비가 한창인 여름밤, 폭포수 같은 빗소리를 잠재우는 1만 사부대중의 목소리가 서울광장에 울려 퍼졌다. 광장 한켠에 마련된 무대 위에서는 비구니 스님, 원불교 교무와 수녀가 “뭇 생명을 위해 소신공양한 문수 스님을 잊지 않겠다”고, “스님이 남긴 4대강 사업 중단과 부패척결, 소외된 이웃에 대한 보살핌이라는 유지를 받들겠다”고 서원의 약속을 읽어 내려갔다.

불교, 원불교, 천주교 여성성직자 모임인 삼소회(三笑會)가 근엄한 약속을 한 구절, 한 구절 읽을 때마다 광장을 가득 메운 사부대중의 눈빛도 빛났다. 쏟아지는 굵은 빗줄기에 아랑 곳 없이 “문수 스님 기억하겠습니다.” “4대강 사업 중단” “강의 우리의 생명” 등 손피켓을 든 손은 하늘로 향해 있었다.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뭇생명의 삶이 처절해진 것처럼, 쏟아지는 장대비도 아랑곳 없이 꼿꼿이 자리를 지키며 문수 스님을 그리는 사부대중의 몸과 마음도 처절했다.
소복(素服)처럼 사부대중이 차려 입은 하얀 우비는 문수 스님의 유지를 받들겠다는 맑고 깨끗한 한마음의 징표였다. 무대에서 흥겨운 노래가락으로, 낭랑한 목소리로 울려 퍼진 소리는 문수 스님의 문수 보살되심을 환희봉행 했다.

문수 스님 소신공양 국민추모문화제 추진위원회(공동추진위원장 혜경ㆍ수경ㆍ도법ㆍ김동건)는 7월 17일 오후 7~11시 ‘온 생명을 위한 한 생명의 노래’를 주제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문수 스님 소신공양 국민추모문화제를 개최했다.


행사는 문수 스님의 도반대표 각운 스님(조계종 총무원 재정국장)의 서원의 북으로 시작됐다. 이어 추모묵념, 동환 스님의 천도의식, 박재동 화백의 그림퍼포먼스, 불교소년소녀합창단의 추모공연, 서원문 낭독 등이 진행됐다.
추모사는 조계종 포교원장 혜총 스님이 종단 대표로 추모사를 했다. 김선우 시인은 추모시 낭송을,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와 조해붕 천주교 환경연대 상임대표, 권미혁 여성민 우회 대표가 이웃종교와 시민단체 대표로 추모사를 했다.


혜총 스님은 추모사에서 “4대강 공사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 다함께 성찰하고 의견을 모을 때이다. 뭇 생명을 위해서, 우리사회 공동체를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실천할 때”라며 “문수 스님의 49재를 맞아 우리 사회가 생명존중과 상생 공영의 대의 속에서 서로에게 귀 기울이고 함께 갈 수 있는 대화와 타협의 길이 열리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동환 스님의 천도의식에서는 MB정부를 질책하는 개사된 회심곡이 불려져 눈길을 끌었다.

“(전략)…문수스님 사십구재/소신공양 큰뜻이어/4대강을 지켜내고/극락왕생 빌고빌며/중단중단 당장중단/지금아직 늦쟎으니/땅을치고 후회전에/4대강의 삽질부터/중지중지 즉각폐기/국민들께 무릎꿇고/소통불통 독불장군/국민심판 받지않게/대대손손 역리역천/손가락질 받지않게/기도하고 기도하여/한반도라 금수강산/민족젖줄 4대강을/후손에게 물려주세/극락왕생 빌고빌며/문수스님 큰뜻이어/당당하게 물려주세.”


이날 추모문화제에는 조계종 포교원장 혜총 스님, 조계종 前 교육원장 청화 스님, 서울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 동국대 정각원장 법타 스님,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혜경 스님, 사서실장 경우 스님,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대표 퇴휴 스님, 불교미래사회연구소장 법안 스님, 서울 한강선원장 지관 스님, 문수스님 도반대표 각운 스님, 참여불교재가연대 김동건 대표,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박광서 대표, 에코붓다 유정길 대표, 중앙신도회 손안식 수석부회장, 대한불교청년회 정웅정 대표 등 50여 사찰 100여 단체에서 500여 스님, 1만여 사부대중이 참석했다. 가톨릭, 개신교, 원불교 등 이웃종교인을 비롯해 한명숙 前 국무총리, 정세균 민주당 대표,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등 야당 정치인
들도 참석했다.


다음날인 19일에는 문수 스님의 49재가 서울 조계사에서 봉행됐다.
서울 조계사에서는 뭇생명과 문수 스님에게 눈물이 마르지 않았던 사부대중의 눈시울처럼 도량 마당도 이른 새벽녘까지 내렸던 비에 젖어 있었다.

스님의 49재에는 1000여 사부대중이 참석해 스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등 종단 스님들과 불교단체 관계자, 불자를 비롯해 수녀 등 이웃종교인도 함께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법어에서 “문수 스님은 소신을 통해 관세음보살님의 자비와 지장보살님의 원력을 함께 지니고 실천에 옮긴 대보살로 거듭났다”며 스님의 뜻을 기렸다.


이어 자승 스님은 “스님은 우리에게 ‘생명살림’과 ‘더불어 사는 조화로운 세상’이라는 큰 화두를 전했다”며 “스님이 보여준 대자비시는 관음행자가 돼 뭇생명의 아픔을 우리의 아픔으로 삼게 하고, 세상을 구하는 일에 앞장서는 보현행자가 돼 우리 종단 사부대중은 함께 정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조계종 중앙신도회 손안식 상임부회장도 재가자를 대표해 “문수 스님의 가르침과 유지를 관철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사 합창단의 추모가가 사부대중의 가슴을 울렸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중앙승가대 총장 태원 스님, 동화사 주지 성문 스님, 은해사 주지 돈관 스님, 종단협 사무총장 홍파 스님, 동국대 정각원장 법타 스님,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 일면 스님, 참여불교재가연대 김동건 상임대표, 청와대 청불회 회장 박재완 수석 등의 헌화가 뒤를 이었다.
문수 스님 잊지 않겠습니다. 극락왕생하소서.

글=조동섭ㆍ이상언 기자 사진=박재완 기자 |
2010-07-19 오전 9: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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