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 종합 > 사회·NGO
4대강 사업은 우리 사회의 추한 자화상
참여불교리더스포럼 이상돈 교수 특강
중앙대 법학과 교수 이상돈 교수.

종교계, 시민사회 등은 7월 한 달을 4대강 사업 중단을 위한 집중 기간으로 선포했다. 정부와의 갈등을 넘어선 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시민들의 반대 의사에도 정부는 2011년 4대강 사업 예산으로 5조 4000억 원을 요구했다. 올해보다 11%나 늘어난 액수다. 여기에 조달비용 등 3조 8000억 원 포함하면 내년도 4대강 사업관련 예산은 9조 2000억 원에 이른다. 결국 지난 지방선거에서 표출한 국민의 뜻을 정부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피력한 것이다. 한편에서는 4대강 사업을 찬성하고 있어, 4대강 사업으로 국론분열과 함께 국력낭비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

참여불교리더스포럼은 7월 6일 만해NGO교육센터에서 이상돈 중앙대 법학과 교수를 초청해 ‘4대강에 나타난 2010 한국사회’를 주제로 포럼을 진행했다.
이상돈 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입장으로 사업이 절차적으로 불법이라는 데에 강연의 초점을 맞췄다. 특히 이 교수는 정부의 4대강 사업은 “국론을 분열시키고, 우리사회의 추한 모습을 반영하는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21세기 내륙 운하사업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이미 시대조류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륙 운하라는 것은 철도와 고속도로가 생기기 전에 있었던 것이다. 독일의 라인-도나우 운하가 개통됐을 때에도 바벨탑이란 비아냥을 샀다. 정권을 장악하겠다는 쪽에서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운하를 만들고 배가 산을 넘어가게 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으니 결과는 뻔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여주 이포호 공사현장에서 한 시민이 공사저지 운동을 하고 있다.

이상돈 교수는 4대강 전면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우리 사회의 모습에는 가혹한 비판을 가했다.
“4대강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우리사회의 추한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보를 건설하면 수질이 나빠진다’고 하던 교수가 4대강 추진본부장이 돼서는 ‘보를 건설해야 물이 맑아지고 홍수를 막는다’고 하고 있다. 숲에 들어 갈 때에는 숲에 사는 요정한테 인사를 하고 들어간다던 생태 전문가가 4대강 사업본부 환경부본부장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이 교수는 보수 신문의 기자들, 경제학 전공교수들, 수자원 전공학자 등의 행태를 지적했다. 이상돈 교수는 보수 언론에 대해 “대운하는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잘 알고 있지만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보수 신문은 대운하의 허구성에 대해서 단 한 번도 사설을 쓰지 않았다.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의 ‘그린벨트 해제’ 공약과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수도이전’ 공약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던 신문들이 이렇게 침묵했다는 것은 정당화하기 힘들다. 뉴스 가치가 없어서 안 쓰는 것이 아니라 비판하는 기사를 쓰지 않고는 기사를 쓰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교수들에 대해 “교수들은 연구비 지원이 끊기는 것이 두려워 정부에 대한 비판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상돈 교수는 4대강 사업 중단이 올해 안에 중단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4대강 사업은 내년부터 못한다. 정기국회가 열리면 뒤집어 질 것이다. 전처럼 뜻대로 할 수는 없으리라고 본다. 길어봐야 올해 가을까지라고 생각한다”고 예측했다. 이어 이 교수는 “시민들의 비판과 감시가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여줬듯이 앞으로 국민들 투표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4대강 관련 부처 장관의 개각에 따른 변화에 대해서는 “4대강 사업은 청와대, 즉 대통령이 추진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4대강 사업이나 정부의 기조에 영향은 주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상돈 교수의 4대강 Q&A

-4대강 사업은 댐인가 보인가?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보는 높이가 10m다. 보라고 하지만 사실상 목적과 용도가 불분명한 댐이다. 누가 보더라도 현재 보를 건설하는 위치는 대운하 계획에 나왔던 관문의 위치와 거의 같다. 왜 보가 그 위치에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정확한 해설도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운하의 전단계라고 이해하는 것이고, 이것을 곧 4대강 사업이라고 보는 것이다. 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농업 국가일 때, 농업용 물을 대기 위해서 물을 많이 쓰던 것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었다. 미국과 유럽은 용도를 거의 다한 댐을 철거해 하천의 자연 상태로 회복시키는 추세다.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다. 4대강 건설과 준설에 대한 예산은 전액 삭감돼야 한다.

-정부는 4대강 공사가 36%이상 진행돼서 중단은 어렵다고 한다. 시민들이 보기에도 너무 많이 진행돼 회복 불가능해 보인다. 중단은 가능한가?

충분히 되돌이킬 수 있다. 한시라도 빨리 중단해야한다. 보 공사가 이정도 밖에 안 돼 있을 때 지금이라도 당장 중단하는 것이 자연 파괴를 막고 혈세를 낭비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예전의 모습 그대로 재생은 불가능하지만 회복은 가능하다. 단지 시간이 오랜 시간이 걸릴 뿐이다.

4대강 공사중단 범국민대회가 7월 3일 서울광장에서 2만여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성료했다. 이날 행사에는 불교계 등 종교

- 4대강은 왜 위법행위인가?
4대강 사업이 ‘2006~2020수자원장기종합계획’을 완전히 유린하는 파괴적 행위라는 것은 자명하다. 마스터 플랜이 여론 수렴을 거친 것도 아니고, 중앙하천관리위원회를 통과한 것도 아니다. 국토부는 수자원장기종합계획을 수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을 합리화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음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 하천법 제1조에는 자연친화적인 하천정비와 관리를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세계에서 참 자랑스러운 하천법인데 정부가 이것을 무시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은 구상할 때부터 하천법, 행정절차법, 환경관련법에 따라 하게 돼 있는 여론수렴과 토론을 정부가 하지 않았다. 정부는 4대강 사업을 하면서 국가재정법이 요구하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지 않았고, 하천법에서 규정된 계획변경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 정부는 또한 사전환경성 검토와 환경영향평가를 단기간에 부실하게 함으로써 환경정책기본법과 환경영향평가법이 정해 놓은 여론수렴 과정을 사실상 생략하고 말았다. 사업 자체에 절차적ㆍ실체적 하자가 있으면 불법이기 때문에, 불법 공사로 인해 환경적 악영향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는 부수적인 쟁점에 불과하다.
최근 정부와 청와대에서는 1년 전에 했어야 할 토론을 이제야 4대강 관련 국민과의 토론에 나서고 있다. 4대강 사업의 기본 골격을 정한 마스터플랜 자체도 불법이기 때문에 4대강 사업은 총체적으로 불법이다.
정부는 ‘4대강 마스터 플랜’을 만드는 과정에서 제대로 여론수렴을 하지 않았을 뿐더러 중앙하천관리위원회의 토론과 심의를 거치지도 않았다. 정부는 ‘마스터 플랜’이 비(非)법정 계획이라고 하지만, 비법정 계획이라고 해서 중앙하천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4대강 마스터 플랜’은 우리나라 하천 정비와 관리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 행정절차법이 국민의 생활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행정계획을 결정할 때에는 행정입법절차에 준하는 예고와 여론수렴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이런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정부가 이제 무슨 토론을 하자는 것인가?
또 정부는 환경부, 국토해양부, 문화체육관광부 명의로 일부 신문에 4대강 관련 광고를 냈다. 국민의 혈세를 들여서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정말 타당하지 않다. 국민의 뜻에 어긋나는 것이다. 국책사업에 있어서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은 객관자적 위치에 있어야 한다. 객관자적 입장에서 사업의 타당성을 찬성과 반대 측을 다 고려해서 판단하고 그것이 확인될 경우에 추진해야만 되는 것이 정부의 기본적인 자세다. 정부가 광고까지 내는 것은 편파적이고 주권자인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다.

-‘법 절차 생략’은 누구의 지시였나 ?

정말로 중요한 부분은 국가재정법과 하천법, 그리고 환경법에 정해진 절차를 생략하고 4대강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경위이다. 누가 그렇게 하라고 지시했나 하는 점이다. 이것은 법을 어기라고 지시한 것이기 때문에 그 배후를 조사해야 하고 책임 있는 자에 대해 엄중하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물론, 현 정권 하에서 모든 것이 밝혀지지는 않을 것이지만, 차기 정권에서 밝혀내야 할 ‘4대강 게이트’ 중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전문성이 제법 확보된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정치적 외압이 없으면 전문성을 발휘해서 일을 무리 없이 잘 진행한다. 그런데 현 정권 들어 관료 사회와 산하 연구원을 뒤덮는 어떤 공포분위기가 느껴진다. “4대강 사업이 하천을 살리는 사업이며, 물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뻔 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상돈 교수는?

서울대 법학과 졸업, 1995년 이래 조선일보 비상임 논설위원, 현재 중앙대 법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4대강 국민소송에 앞장선 보수담론가로 현재 4대강 국민소송단 공동집행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주요저서로는 환경정책법(1985, 아세아문화사), 지구촌 환경보호와 한국의 환경정책(1995, 대학출판사), 환경법(1999, 이진출판사 공저) 등이 있다.



이상언 기자 | un82@buddhapia.com
2010-07-12 오후 4:50:00
 
한마디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4. 11.23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