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스님 5000여 명의 생명평화선언이 있은 날, 이에 앞서 조계종 총무부장과 한 교구본사 주지스님이 4대강 사업을 지지하는 자리에 참석해 물의를 빚고 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종교인도지원위원회(위원장 영담, 조계종 총무부장, 불교방송 사장)는 7월 8일 오전 11시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은 종교갈등 사안 아니다. 계획대로 진행하면서 친환경 개발의 중지 모으자”며 영ㆍ유아 등 취약계층에 대한 대북 인도적 지원도 함께 촉구했다.

총무부장 영담 스님이 4대강지지 선언 동참에 4대강생명살림불교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총무원의 수석 집행부장이라는 막중한 직위를 갖고, ‘문수스님 소신공양 추모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영담 스님의 기자회견은 문수 스님의 숭고한 뜻을 저버리는 것이자, 선언에 동참한 5000여 수행자들을 능멸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불교연대는 “영담 스님의 기자회견은 수행자로서 갖춰야할 최소한의 도리와 양심마저 저버린 것이다. 영담스님은 총무부장을 비롯한 종단의 주요 소임에서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영담 스님의 배석이 불교계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자 종교인도지원위원회는 9일 공문을 통해 “영담 스님의 참석은 위원장 자격으로 위원회 결의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스님은 대북 인도적 지원이 전폭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고 해명했다.

종교인도지원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불교, 가톨릭 등에서 진행 중인 4대강 반대운동은 종단, 교구 등 공식 기구를 통한 것이 아닌 시민단체들이 종교 교리를 지지대 삼아 벌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담 스님의 4대강 지지 선언 동참에 대해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대표 퇴휴 스님은 4대강생명살림불교연대 기자회견 자리에서 “(5000여 대중스님의 뜻과 다르게) 4대강 공사를 강행하자는 것은 소수의 그릇된 의견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