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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없는 삼계탕 상상되나요?
인드라망, 채식요리강좌
인드라망 생활협동조합은 6월 17~7월 16일 채식요리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이도경 강사가 3번째 수업에 재료와 요리법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


“음~ 음~ 맛있다.”
“애들이 먹으면 고기인줄 알겠어요. 신기하네.”

고기가 들어있지 않은 삼계탕을 먹는 이들의 감탄이 끊이지 않는다. 딱 보기에도 고소한 향기ㆍ맛 모두 영락없는 삼계탕이다. 그런데 삼계탕에 고기가 없다? ‘뭐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여름에 삼계탕 많이 드시죠? 닭고기 대신 콩에서 단백질만을 추출해 만든 콩단백으로 고기의 단백질을 보충하고, 잣으로 지방을 대신한 ‘채식 삼계탕’입니다.”
이도경 요리사(채식요리연구가)의 소개다. 맛을 보는 사람들은 “고기는 하나도 없는데, 영양은 더 있겠다”라며 그 신기함에 놀라고, 맛에 놀라고, 호기심에 눈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보통 삼계탕에는 대부분 찹쌀을 품은 닭이 물에 먼저 들어가지만, 채식 삼계탕에서는 나머지 재료가 푹 삶긴 후에 콩단백이 가장 마지막에 들어간다. ‘허. 참~ 기가 막힌 요리’ 다.

인드라망생활협동조합이 진행하고 있는 ‘채식요리강좌’ 3번째 시간. 7월 1일 서울 신정동 인드라망교육도량 공양간에서 채식 삼계탕 강좌가 진행되고 있었다. 지난 시간에 배운 요리들을 가족에게 선보이고 큰 호응을 얻은 주부들은 푹푹 찌는 공양간이 더운 줄도 모르고 수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콩단백은 물에 넣어 불린 뒤에 몇 번 행구고 적당한 크기로 찢어 소금, 후추, 참기름, 튀김가루나 전분으로 살짝만 조미해주세요. 기초화장 하듯 말이죠.”

참가자들이 완성 요리를 시식하고 있다.

닭고기를 대신할 콩단백 설명에 이어 이도경 요리사는 찹쌀, 대추, 생강, 황기, 밤, 인삼의 효용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했다. “황기는 기가 허해 땀이 많이 날 때, 대추는 짜증이 날 때 신경 진정제로 사용하시고, 인삼, 밤과 함께 체력 보강에 좋습니다. 생강은 창자를 데워주기 때문에 생식 등으로 가스가 많이 생기는 사람들이 먹으면 효과가 뛰어납니다. 특히 마른 생강을 기름 없는 프라이팬에 둘러 볶으면 그 효력은 더욱 뛰어나지요.”

요리 지도사의 설명을 하나라도 놓칠까 참가자들은 꼼꼼히 적어 내려간다. 설명이 진행되는 동안 한편에서는 삼계탕이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이어 ‘모듬 피클’ 요리도 소개됐다. 재료는 모두 인드라망 생협에서 직접 공수한 신선한 유기농 채소와 과일을 이용했다. 보기만 해도 자연의 신선함이 전해졌다. 자리에 앉아 있던 참가자들이 벌떡 일어나 선생님 옆을 둘렀다.
“채식의 기본육수에는 다시마, 표고, 무가 기본입니다.”
무, 오이, 깻잎, 사과, 샐러리, 양파, 버섯을 뚝뚝 크게 썰고, 간장, 식초, 설탕, 물을 넣고 은근한 불에 올렸다. 꽤 긴 시간 수업이 이어지고 있었지만 참가자들의 집중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참가자들이 이도경 요리사의 채식삼계탕 모듬피클 요리 과정을 보고 있다.

이도경 요리사는 2가지 요리가 익는 동안 건강과 음식을 주제로 수업도 진행했다. “채식은 지혜와 자비를 샘솟게 하는 가장 기본입니다. 맑은 정신 속에서는 밝힌 지혜와 자비는 인간 외의 모든 존재의 생명을 연장시킵니다. 채식은 곧 만물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고 대승의 실현입니다.” 이도경 채식요리연구가는 채식의 가장 큰 장점은 “정신을 맑게 하는 것”이라며 “채식은 나의 건강은 물론 가족, 지구의 모든 생명에 대한 자비행”이라고 설명했다.

“육식을 많이 하는 사람은 치질이나 변비에 걸리기 쉽습니다. 배를 눌러봐서 아픈 곳이 있는지 체크를 해보세요. 매일 아침, 저녁으로 20분씩 배 마사지를 해서 소변과 대변으로 독소를 풀어내려면 채식을 해야 합니다. 현미잡곡, 검은콩, 녹두, 도토리 등의 채식으로 식단을 바꾸고, 등산으로 산소를 충분히 섭취하면 천연 해독작용으로 있던 병도 사라집니다.” 재료의 효능이나 자연의 섭리를 이용한 조리법, 자가 치료법 등 다양한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 채식 삼계탕과 모듬 피클이 완성되고 있었다. 끝내주는 향이 교육도량에 솔솔 퍼지고 있었다. 침이 꼴깍 넘어 간다.

콩단백질을 이용한 채식 삼계탕.

모듬피클의 완성된 모습.


시식을 한 참가자들은 신선한 자연의 맛, 고기 없이도 뛰어난 영양을 갖춘 채식요리에 반했다. 지도사의 시범과 설명, 시식을 마치고 참가자들은 세 명씩 짝을 이뤄 실습에 들어갔다. 집에 가져가 가족들에게 맛보일 생각에 몸도 마음도 바빴다.
권성은 씨는 채식 요리를 배울 곳이 거의 없어 신설동에서 이곳까지 먼 길 마다하고 찾아왔다. 가톨릭 신자지만 평소 채식에 관심이 많았던 권 씨는 “인드라망 채식요리 강좌를 통해 채식 위주로 맑은 식단으로 가족의 건강을 지킬 수 있어 좋다. 무엇보다 애들이 잘먹고 좋아하니까 참 행복하다”고 말했다.

고기요리는 빠르고 편한 만큼 나와 모두의 생명을 위협한다. 채식요리는 손은 조금 더 가지만 인류를 위한 자비행의 첫걸음이다. 참가자들은 채식으로 나읜 건강은 물론 지구와 모두를 위한 행복의 지름길을 찾아가고 있었다.

02-576-1882
이상언 기자 | un82@buddhapia.com
2010-07-02 오후 11: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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