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가온누리 사업’은 관광사업이 아닌 문화콘텐츠 활성화 차원에서 접근돼야 합니다.”
경북 군위군이 조성중인 ‘삼국유사 가온누리 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관광자원으로서의 접근만이 강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가온은 ‘가운데’, 누리는 ‘세계’라는 뜻으로 가온누리는 가운데 세상 즉 세상의 중심이라는 뜻이다. 가온누리 사업은 삼국유사 테마파크 공원 조성사업이다. 이를 통해 군위군은 국내의 대표적인 신화ㆍ역사관광지로 육성ㆍ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군위 인각사 주지 도권 스님은 6월 28일 서울 인사동 모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국유사 가온누리 사업’은 지역사찰과 <삼국유사> 관련 문화콘텐츠 활성화 등을 논의하지 않고 개발논리에 전도돼 관광자원적 측면에서만 접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군위 인각사는 <삼국유사>가 쓰인 곳으로 <삼국유사>와는 땔래야 땔 수 없는 곳이다. 하지만 1991~2009년 진행된 발굴조사 등으로 인각사는 기존 당우마저 해체된 채 방치돼 왔다.
스님은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저술했던 인각사 복원 없이 조성되는 삼국유사 테마파크가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질지 의문이다. 군위군은 테마파크 조성에 앞서 인각사 복원과 <삼국유사> 관련 문화콘텐츠 개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도권 스님은 “군위군이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국고 등 3650억원을 인각사 등 삼국유사와 인접하지도 않은 140만㎡(약 40만평) 부지에 쏟아 붓겠다고 한다. 삼국유사 문화콘텐츠 활성화 없이 관광시설 확충에만 몰입한 가온누리 사업은 속빈 강정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도권 스님은 “‘삼국유사 가온누리 사업’의 정책적 기반은 대선공약인 ‘경북도 3대 문화권 개발 사업 중 불교문화권 사업’이다. 불교문화권 사업임에도 인각사 등 지역사찰과의 소통 없이 진행되는 것은 분명한 문제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스님은 “‘삼국유사 가온누리 사업’은 문화콘텐츠 개발 없이 외형적인 사업구상 뿐으로 <삼국유사> 민족문화정신의 계발을 전제로 한 진정성은 결여돼 있다”면서 “인각사 복원ㆍ정비를 통해 일연 스님 재새 당시의 모습을 재현시키는 등 인각사와 군위군을 민족의 성지로 우뚝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스님의 주장에 대해 군위군은 “인각사 복원은 문화재청 주관 사업으로 ‘삼국유사 가온누리 사업’과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또, ‘삼국유사 가온누리 사업’은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사업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