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노후복지 제도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승려노후복지 제도는 시급히 마련돼야 하며, 수혜대상은 65세 이상의 수행자로 해야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조계종 총무원 총무부(총무부장 영담)는 6월 2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승가복지 제도화를 위한 토론회를 열고 승가복지의 시행주체ㆍ수혜대상ㆍ수혜영역ㆍ재정확보 방안 등에 대한 종도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행사에는 총부부장 영담 스님, 중앙승가대 교수 보각 스님, 고창 선운사 주지 법만 스님, 중앙종회의원 선문ㆍ정범 스님,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명예대표 법안 스님, 전국선원수좌회 성산ㆍ강설 스님, 논산 법계사 주지 지견 스님, 전국비구니회 지완 스님 등이 참석했다.
총무부장 영담 스님은 인사말에서 “전통적으로 승가사회는 수행공동체를 이루고 살아왔고, 수행공동체는 입산에서부터 입적에 이르기까지 공동체 안에서 모든 것이 해결 가능했다”며 승가복지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날 조계종 총무부가 발표한 ‘승가복지제도 마련 및 시행(안)’에 따르면 승가복지제도는 재적승려 중 세납 65세 이상자 1703명(비구 680명, 비구니 862명, 사미 79명, 사미니 82명)을 대상으로 주거, 의료, 소득에 관한 복지가 제공된다.
주거 보장은 교구본사에 위치한 노인요양원 활용 및 노스님전용 처소를 신축해 제공한다. 이에 따른 건립비는 교구에서 부담하되 운영비는 중앙에서 지원 또는 운영사찰에 대한 분담금 감면혜택으로 마련키로 했다.
의료 보장은 65세 이상 노스님 외에 무소임ㆍ무소득 승려를 대상으로 한다. 보건의료보장은 국민건강보험료 및 치료지원으로 구분해 진행된다. 사찰 주지나 소임자의 경우 해당 사찰에서 보험료를 부담하고, 소득이 없는 스님은 중앙 1/3, 교구 1/3, 본인 1/3(월 3만원 이내)씩 부담해 납부한다. 치료지원은 소임자는 당해사찰, 무소득 승려는 종단에서 승려복지기금으로 전액 지원키로 했다. 또, 종합건강진단서비스 등은 국민건강보험을 활용하고 기타 의료비에는 종단 승려복지기금을 조성ㆍ활용키로 했다.
소득 보장을 위해서는 국민연금제도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종도들의 가입을 독려해 수급토록 하고 부족분은 개인연금 가입 또는 교구목적사업기금특별회계를 조성해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지급액은 1인당 월 30만원 또는 60만원선. 국민연금비용은 국민건강보험료 지원과 같고, 개인연금비용은 소임자는 당해사찰, 무소득 승려는 교구목적사업기금특별회계에서 납부키로 했다.
조계종 총무부는 승려노후복지를 위한 재정확보방안으로 △승려복지사업기금특별회계의 승려복지예산 △종단 일반회계 및 교구예산의 10% 출연 △월 3만원 이내 개인부담 △목적분담금 및 출연금 △관련사업과 기금운영 수익금 △특별납부금 등을 내놓았다.
또, 승려복지사업의 투명한 운영을 위해 총무원장을 이사장으로 한 ‘조계종 승려공제회’를 법인형태로 설립ㆍ운영하고, 교구는 교구본사 재무국이 별도 회계를 관리키로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승려노후복지 제도가 필요하다는데는 입을 모으고 총무원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제도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선문 스님은 “10여 년 전부터 승려노후복지원 설치령 등이 개정돼 종령으로도 만들어졌지만 심도 있게 논의된 적은 없었다”면서 “승려노후 복지는 모든 스님이 바라고 있을 것이다. 종단 수행 종풍 널리 펴기 위해서라도 승려노후복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제 스님도 “승려노후복지에 관한 여러 보고서마다 승려노후복지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함에도 아직까지 별다른 준비가 없어왔다”고 말했다.
승려노후복지제도가 마련되면 오히려 수행을 등한시 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한 반박도 있었다.
성제 스님은 “생사 벗어나 출가한 수행자가 모든 것 버리고 왔는데 깨달음 추구하는 것이지 복지 추구하자는 것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의식주, 육신을 지탱할 만큼의 최소한의 승가복지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안 스님도 “복지는 수혜적인 구조물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필수적으로 따라야할 제도이다. 현재 종단에서는 입산에서 입적까지의 토털서비스가 안되고 있다. 소임 없는 스님의 신분에 대한 불안 등을 해소시키기 위해서라도 승가복지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담 스님은 “수차례 토론회를 더 열고 종도들의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