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 때, 간절히 부처님처럼 살고 싶은 스님들이 있었다. 그래서 스님들은 함께 모여 원을 세웠다. ‘부처님 법대로 살자’고. 부처님처럼 산다는 것이 머리를 깎고 법명을 받는 것으로 다 되는 것은 아니었다.
얼마 전, 하안거 하루 전 날 문경 봉암사를 찾았다. 봉암사는 도량에 들어서는 순간, 아니 일주문을 바라보는 순간 다른 산문과는 다른 느낌을 받는다. 나무 한 그루도 부처님 법대로 서 있는 듯하고, 새들도 그냥 날아가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멀리 희양산에 하얀 뭉게구름도 그렇게 걸려 있었다.
길을 걷던 스님 두 분이 평상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햇살은 밀짚모자 위에 그렇게 떨어지고, 바람은 그렇게 나뭇가지를 흔들고 지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