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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에 얹혀 고급승용차에 골프 치고 성지순례를 명목으로 수시로 해외여행을 다니는 종교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런 종교인은 (종교인이 아니라) 비즈니스맨입니다.”
불교미래사회연구소(소장 법안)은 6월 23일 템플스테이 통합정보센터에서 제17차 불교미래사회포럼을 개최했다.
행사에서 백찬홍 재단법인 ‘씨알’ 홍보위원장은 ‘신자유시대의 종교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했다.
#한국 종교계는 지금 거대화 열풍
백 위원장은 “극단적 이기심과 물질만능사상이 신자유주의 이념을 빠르게 확산시키고 있다”면서 “오늘날처럼 자본주의의 모순이 드러나는 시기에는 이기주의와 물질만능주의로 흐르는 사회정서의 영향으로 사회구성원들의 행동도 미래가치보다는 눈앞의 이익에 몰두하게 된다”고 말했다.
신자유주의는 종교도 변질시켰다. 신자유주의의 원조인 미국의 개신교는 영성과 공동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현대 기업의 마케팅 기법을 도입해 교회의 양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미국에서 메가 처치(Mega Church)라고 불리는 3000명 이상의 대형교회가 그 예이다. 메가 처치 목사들은 대기업CEO처럼 활동하면서 교회를 성장시키기 때문에 목사기업가(Pastorprenreurs 목사를 뜻하는 Pastor와 기업가를 뜻하는 Entrepreneur의 합성어)로 불린다.
백찬홍 위원장은 “메가 처지들은 청소년들이 운동과 데이트를 하고 중산층 부인들이 동료와 담소를 나누고 체중조절을 하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목사기업가들은 설교, 기도 등 각종 종교프로그램을 통해 자본주의를 비판하기 보다는 중산층에게 더 나은 삶을 만들어 가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메가 처지는 한국에서 강남권 교회를 중심으로 응용돼 왔다.
백 위원장은 “순복음ㆍ금란 교회 등 강북형 교회들이 ‘교회 다니면 부자된다’는 기복신앙과 신유ㆍ은사ㆍ방언을 강조한 것과 강남형 교회들은 고소득 전문직으로 구성된 신중산층의 욕망실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백찬홍 위원장은 “강남형 교회들은 더 큰 아파트, 더 좋고 많은 자동차, 더 강력한 정치ㆍ사회적 권력, 더 안락하고 건강한 노후생활 등 신의 힘을 빌려 계급을 재생산하고 또 다른 지배-피지배의 구조 즉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는데 노력하고 있다”며 “강남형 교회의 목회자들은 제왕적 리더십이 아닌 협동적 리더십으로 교회를 운영하고 릭 워렌 같은 목회자들을 모방해 세련되고 깨끗한 이미지로 목회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형 메가 처지의 첫 모델로 알려진 온누리교회는 ‘SWOT’(강점ㆍ약점ㆍ기회ㆍ요인) 분석을 도입하고 세대별, 직업별 맞춤전도를 펼치는 등 마케팅기법을 도입해 성공한 사례이다. 온누리교회는 홍보도 브랜드와 캐릭터를 만드는 등 기업의 광고처럼 제작했다. 교회 안은 백화점 문화센터와 유사하게 꾸며 교회를 ‘거룩하고 엄숙한 공간’이라기보다는 생활 공간화시켰다.
백 위원장은 “한국의 대형교회 목사들이 친미ㆍ보수적인 것은 미국교회를 모방하면서 성장했기 때문이다. ‘교인들의 성공이 교회의 성공이요’ ‘교인들의 비전은 곧 교회의 비전’이라는 성공 이데올로기 확산이 이명박 정권의 고소영 내각을 탄생시켰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찬홍 위원장은 “불교계에서도 일부 사찰이 대형교회 운영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주변의 군소사찰에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 가톨릭도 최근 강남과 신도시를 중심으로 거대 성당을 짓고 성당운영에 강남형 교회모델을 벤치마킹해 ‘건축헌금’에 시달린 신자들이 성당을 떠나고, 일부 신부들은 교구장을 찾아가 성당 건설 채무를 탕감해 달라고 호소하는 일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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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과 수행정신 회복이 한국종교의 살 길
백찬홍 위원장은 “한국 사회가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물신주의와 성장주의에 함몰된 예가 이명박 정권의 탄생이다”라고 주장했다.
백 위원장은 “대선에서 500만표 차이로 압승한 이명박 후보의 승리를 부른 747공약(7%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세계강국)의 실상은 과거지향적”이라며 “선진화는 레이건과 대처 시대의 민영화 정책이었고, 747에는 선진국가가 지향하는 보편적 복지와 분배는 없고 오로지 성장만이 살길이고 그 해답은 기업에 있다는 것”이라 지적했다.
백찬홍 위원장은 “종교계도 이명박 후보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던 신중산층과 특권층 흡수에 나서고 있다”면서 “종교의 중산층화는 종교의 기본적인 자기절제, 성찰, 청빈에 대한 감각을 무디게 한다. 중산층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면서 사회적 실천에는 소극적이 되는 단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종교인들이 사찰, 성당, 교회를 키우는데 몰두한 나머지 시주ㆍ헌금을 많이 내는 신자, 정부보조금에 의존하게 되면서 기득권 세력이나 정부에 대한 비판이 사리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백 위원장은 “종교가 특권화된다는 것은 그만큼 대안적인 공동체를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종교조직이 아닌 특정계층의 사교모임으로 전락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한국 종교가 물신주의를 탈피하고 종교라는 이름을 지키기 위해서는 작은 것의 의미를 살리고 영성과 수행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찬홍 위원장은 “법정 스님에 대한 추모열기가 어느 종교인보다 뜨거웠던 것은 스님이 진정한 성직자의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도 6ㆍ2지방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며 사회에 대한 종교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사례였다”고 설명했다.
백 위원장은 “6ㆍ2지방선거에서 민주세력이 승리한 것은 불교환경연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등 종교인들이 의미 있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종교가 울타리가 되고 버팀목이 됐기 때문에 시민들도 용기와 희망을 갖고 정권을 심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백찬홍 위원장은 “종교계가 대중에게 신임 받고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성직자들이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지금보다 조금 불편하고 어려운 길을 선택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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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신자유주의의 해답, 불교에 있다.
신자유주의는 최근 금융위기를 통해 흔들리고 있다.
신자유주의 영향으로 개인의 노력만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환상은 사회와 자신에의 성찰로 이어졌고, 이는 출판계에서 자기계발서의 거품이 꺼지고 인문학 도서 판매 증가로 나타났다.
백찬홍 위원장은 “세계를 하나의 가치를 통합하려는 유일신 신앙이 세계화를 촉발시켰고 신자유주의로 이어졌다”면서 “개인교는 대안이 되기 쉽지 않다. 자신과 사회에의 성찰이 주목받는 때 타자에 대한 배려와 인정을 기본으로 하는 불교에 그 대안이 있다”고 말했다.
백 위원장은 “순환적 윤회사상을 통해 생명존중사상을 펼치는 불교야 말고 ‘날 것(야생)’의 사고를 간직한 유일한 현대 종교이다. 생명ㆍ평화ㆍ공존을 강조하는 불교의 근본사상은 오늘날 신자유주의가 국가와 국민을 노예화시키는 야만의 시대에 답할 수 있는 가장 대안적인 종교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재단법인 ‘씨알’(이사장 김원호)은 함석헌ㆍ유영모 선생의 정신과 철학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이를 통해 새로운 생명운동과 정신운동을 부흥하고자 2006년 설립돼 교육ㆍ문화ㆍ연구 사업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