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이 대표최고위원 출마 자리에서 봉은사 외압설을 사실상 시인하고 유감을 표시했다.
안상수 의원은 6월 21일 국회에서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출마를 설언하는 기자회견문 낭독 후 “봉은사 관련, 명진 스님과 김영국 씨가 한 발언 내용은 작년 11월의 일이라 오래돼 기억하긴 어렵지만 그 내용이 사실이라면 명진 스님과 봉은사 신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불교계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같은 날 ‘오마이뉴스가’ 보도했다.
안 의원은 추가 설명을 요구하는 기자들에게 “이것 외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명진 스님 측은 안상수 의원이 2009년 11월 13일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만나 명진 스님을 두고 강남 부자 절의 좌파 주지 운운하는 발언을 했고 이것이 봉은사 직영전환에 외압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날 안상수 의원의 발언에 대해 봉은사 측은 “안상수 의원 발언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는 등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종 총무원 대변인 원담 스님도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안상수 의원 발언과 관련한 종단 입장은 없다. 안 의원이 종단과 협의해 발언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에 재가연대는 21일 논평을 통해 “(안상수 의원은 자신이 한 발언이) 사실이면 깨끗이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인간된 도리이다. ‘유감’에 약간의 진정성이라도 담겨 있었다면, 최소한 당대표에 출마할 마음을 먹지도, 또한 이런 식의 말장난으로 불교계를 다시 희롱하지도 않았을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재가연대는 “안상수 대표는 정교분리 헌법을 파괴하고 나서도, 거짓말로 일관해 불교와 정치를 모두 나락에 빠뜨린 장본인”이라면서 “안상수 대표는 새로운 한나라당을 위해, 이 나라 정치발전을 위해 즉시 대표직은 물론 의원직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재가연대는 “최근 들어 정부의 불교계에 대한 외압설이 여러 형태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안상수 의원이 대표 후보로 나선 자체가 불교계를 능멸하는 것임을 한나라당은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