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중앙당이 북한 주민들에게 “정부에서 식량을 못 준다”며 자력갱생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남측의 인도적 식량 지원이 시급할 것으로 보고, 대북지원단체들은 인도적 지원 촉구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북 인권단체 좋은벗들 이사장 법륜 스님은 6월 14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 당국이 5월 26일 각 단위, 각 개인이 식량을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량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을 포기 결정을 내렸다”며 “북한은 현재 심각한 식량위기에 처해 있으며 지난 1월부터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스님은 “남북긴장 국면이라 하더라도 2000만 주민이 굶고 있는 상황에서 잘못의 시비를 논하고, 진보 보수, 좌파 우파를 따질 것이 아니라 신속, 대량의 인도적 식량 지원에 진행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좋은벗들에 따르면 북한 중앙당은 5월 26일 ‘현재 조선의 식량 사정에 관하여’라는 제하의 지시문에서 “어려워진 식량 사정으로 국가에서 더 이상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게 됐다”며 내각 산하 무역성, 각 공업성과 보안성, 보위부 등에 식량배급 및 물자공급 중단, 시장 전면 허용, 각종 무역 통제와 구제 철폐 등의 세부 사업내용을 전달했다.
법륜 스님은 “지시문을 전달 받은 당중앙 간부들과 유력기관 일군들, 평양 주민 등은 ‘식량 사정이 나쁘더라도 당을 믿고 따르라, 잘 견디라’고 했던 것과 달리 자급자족 하라는 지시에 당혹해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간부들은 정부에서 ‘식량을 주겠다. 기다려 달라’고 해도 믿지 않는 상황에서 솔직한 발언은 진일보한 태도라고 평가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시의 배경에 대해서 스님은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이후에도 식량 원조 얘기가 아직 없으며, 화폐 교환 조치 이후 출구 없는 최악의 식량난으로 주민 소요 가능성이 높아지고, 사회 불안이 극도로 팽배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법륜 스님은 “북한 주민들의 식량난을 타개하기 위해선 남한 정부와 국제사회의 적극적 인도주의 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남한 정부의 대북식량 지원은 “가난한 나라의 굶어죽는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는 가장 기본적인 인도주의 지원 원칙이다. 남한 정부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북한 내부의 식량 실태와 주민들의 식량수급 상황에 대해 알아보고, 인도주의 원칙에 입각해 즉각 필요 식량을 지원”할 것을 촉구했다.
스님은 “지금까지 일반 주민들에게까지 전해질 만큼 충분한 식량 지원이 없어 남한 정부가 대량으로 식량을 지원한다면 ‘역시 믿을 곳은 같은 민족, 동포 뿐이구나’라는 민심이 남쪽으로 쏠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상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