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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스님,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화계사 주지, 불교환경연대 등 모든 소임 놓고 사임
지난 5월 25일 서울 한강선원 개원식에 이은 참회기도 입재식에서 수경 스님이 눈물을 흘리며 독경하는 모습.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 스님이 승적반납과 함께 화계사 주지 등 모든 소임에서 물러났다.

스님의 사퇴는 13일 밤 ‘다시 길을 떠나며’라는 제하의 한 장의 글과 함께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수경 스님은 글에서 “남은 인생은 초심으로 돌아가 진솔하게 살고 싶다”며 “환경운동이나 NGO단체에 관여하면서 모두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한 시절을 보내며 정치권력과 대척점에 섰던 것도 하나의 권력이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수경 스님은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이어 수경 스님은 “생사문제도 해결 못한 사람이다. 대접받는 중노릇하면서, 위선적인 삶을 이어가는 인생이 너무 불쌍할 것 같다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난다”며 지난 과거가 “번다했다. 이제 다시 길을 떠난다”고 밝혔다.

수경 스님의 전격적인 사퇴에 대해 불교환경연대, 화계사, 여강선원, 서울 한강선원 등은 인터넷 신문을 통해 소식을 전달받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불교환경연대 명계환 기획국장 “있는 그대로이다. 인터넷신문 그대로이다. 오늘 저녁 회의를 소집해 내일 중 입장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한강선원장 지관 스님은 “4대강 생명살림 운동 지장 없이 하겠다”며 지속적인 운동을 전개할 의지를 밝혔다.

수경 스님은 6월 10일 과로로 쓰러져 링거를 맞은 후 퇴원하고도 서울 한강선원을 지켰었다. 스님의 갑작스런 사퇴에 따라 4대강 반대 운동 등 구심점을 잃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불교환경연대는 14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수경스님의 결정은 4대강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소신공양한 문수스님의 입적 이후 많은 시간을 갖고 고심한 결과”라며 “모든 권위와 소임을 벗어던지고 초심으로 가셨다. 일체의 직을 사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수경 스님의 글 전문

다시 길을 떠나며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떠납니다.
먼저 화계사 주지 자리부터 내려놓습니다.
얼마가 될지 모르는 남은 인생은
초심으로 돌아가 진솔하게 살고 싶습니다.

“대접받는 중노릇을 해서는 안 된다.”
초심 학인 시절, 어른 스님으로부터 늘 듣던 소리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그런 중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칠십, 팔십 노인분들로부터 절을 받습니다.
저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입니다. 더 이상은 자신이 없습니다.

환경운동이나 NGO단체에 관여하면서
모두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한 시절을 보냈습니다.
비록 정치권력과 대척점에 서긴 했습니다만,
그것도 하나의 권력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슨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에 빠졌습니다.
원력이라고 말하기에는 제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을 보면서 제 자신의 문제가 더욱 명료해졌습니다.
‘한 생각’에 몸을 던져 생멸을 아우르는 모습에서,
지금의 제 모습을 분명히 보았습니다.

저는 죽음이 두렵습니다.
제 자신의 생사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제가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이대로 살면 제 인생이 너무 불쌍할 것 같습니다.
대접받는 중노릇 하면서, 스스로를 속이는 위선적인 삶을 이어갈 자신이 없습니다.

모든 걸 내려놓고 떠납니다.
조계종 승적도 내려놓습니다.
제게 돌아올 비난과 비판, 실망, 원망 모두를 약으로 삼겠습니다.

번다했습니다.
이제 저는 다시 길을 떠납니다.
어느 따뜻한 겨울,
바위 옆에서 졸다 죽고 싶습니다.

2010년 6월 14일
수경
이상언 기자 | un82@buddhapia.com
2010-06-14 오전 10:34:00
 
한마디
묘심 악질사기꾼 이영호 주민등록번호4604211227011
(2010-06-15 오전 11:05:35)
46
무한심 스님꼭성불하시라는말씀드리지않겠습니다지금스님께서보여주신모습이저희작은불제자의빛이뵈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2010-06-15 오전 10: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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