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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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사상 집대성한 대작, 다시 한글로 한눈에
동국대 불문연, ‘한국불교전서’ 한글본 1차 발간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이 펴낸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삼국시대에서 근대에 이르는 한국불교사상을 불교문헌으로 집대성한 책인 <한국불교전서(韓國佛敎全書)>가 한글로 번역돼 나온다.
이에 따라 한국학ㆍ동양학ㆍ국문학 등 학술연구자료로 활용가치가 높았던 한불전이 한글로 번역됨으로써 학계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한국불교전서역주사업단(단장 박인성ㆍ이하 한불전역주단)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한국불교전서>(이하 한불전)에 실린 총323편의 불교문헌 전체를 2020년까지 완역해 출판하기로 하고, 1차로 2010년 6월 10일에 <인왕경소>(신라, 원측), <일승법계도원통기>(고려, 균여), <작법귀감>(조선, 백파) 등 7권의 <한글본 한국불교전서>를 출간했다.

한불전은 고려 대각국사 의천이 집성한 <속장경(續藏經)>간행 이후 우리나라의 불교전적을 집대성한 것이다. 한불전은 동국대불교문화연구원이 1979년 첫 권을 펴낸 뒤 1989년에 전 10책을 간행했고, 이후에 4책의 보유편이 나왔다. 현재, 사기(私記), 사지(寺誌) 등을 정리하는 후속작업이 계속 추진되고 있다.

한불전은 한문으로 된 불교전적을 발굴 조사하고, 고증을 거쳐 시대 순으로 정리한 대총서(大叢書)로서 일차적 학술 원전으로 국내외 학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그중에 일부만이 번역돼 한불전 전체에 대한 번역은 우리 인문학계의 오랜 숙원과제로 남아 있었다.

이번 한글 번역 사업에 참여한 한불전역주단은 2007년부터 불교학자들과 함께 문ㆍ사ㆍ철을 망라한 번역ㆍ연구자들을 다양하게 참여시켜 증의, 교감, 주석, 해제 등 학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번역작업을 추진해왔다. 또한 불교문헌들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문집들에 대해서는 일반 독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윤문과정을 거쳤다.

박인성 단장은 “그동안 일부 번역된 한불전으로만 한국불교가 소개됐었는데 이번 한역발간을 통해 한국학ㆍ동양학ㆍ동아시아학 등 학계에 한국불교를 더욱 알릴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1차 발간되는 문헌은 <인왕경소ㆍ신라 원측><일승법계도원통기ㆍ고려 균여><원감국사집고려ㆍ원감국사 충지><작법귀감ㆍ조선 백파 긍선><정토보서ㆍ조선 백암 성총><백암정토찬ㆍ조선 백암 성총><일본표해록ㆍ조선 풍계 현정>이다.
<인왕경소>는 호국신앙의 근거가 됐던 대표적 경전인 <인왕경>에 대한 신라 원측 스님의 주석서로 폭군지도자를 경책하는 내용이 담겨 현대인들에게도 지침서가 될 만한 자료다.
<일승법계도원통기>는 한국 화엄학의 시조인 의상 대사의 <법계도>의 내용을 해설한 강의를 기록한 것이다.
<원감국사집>은 고려 후기 국사(國師)로 활약한 충지 스님의 시문집이다. <작법귀감>은 불교의 제반의식에 필요한 의식문을 편집하여 펴낸 종합의례서다. <정토보서>는 17세기에 유통된 어떤 문헌보다 방대한 양으로 교리와 왕생담을 묶어 펴낸 종합 정토신앙서다. <백암정토찬>은 17세기 성총 스님이 노년에 자신의 삶과 수행의 지향점으로 삼아 정토신앙을 실천했는데 이를 100수가 되는 장편의 시로 승화시킨 책이다. <일본표해록>은 ‘대마도가 조선땅’이라는 증언을 담은 19세기 조선 승려의 생생한 일본표류기로 <하멜표류기>를 능가하고 있다. 이 책은 동해상에서 큰 풍랑을 만나 표류하던 조선의 배 한 척의 송환 과정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겪었던 일과 당시 일본의 풍습, 일본인들의 조선에 대한 생각과 태도 등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한편 불교문화연구원은 6월 11일 동국대 정각원에서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출판기념 봉정식 및 학술대회’를 연다.
학술대회에는 △원측의 주석서에 나타난 경전 해석 방법의 특징(백진순 동국대 외래교수) △사기류의 편찬과 <한국불교전서>(이정희 前 동국대 외래교수) △일전문헌과 한국불교전서(최연식 목포대 교수)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나은 기자 | bohyung@buddhapia.com
2010-06-10 오전 11: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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