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0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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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ㆍ봉은사 문제부터 화쟁으로 풀겠다”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 도법 스님

6월 8일 출범한 조계종 제1기 화쟁위원회에 인드라망생명공동체 대표 도법 스님이 위원장에 호선됐다.

도법 스님은 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화쟁위원회 운영 방침 등을 밝혔다.

화쟁 사상은 신라 원효 스님의 중심사상으로 여러 대립적인 이론을 조화시키려는 불교사상 또는 교리적 쟁론의 조화를 뜻한다.
도법 스님은 “화쟁 사상은 우리 민족이 낳은 세계적인 사상”이라며 “(화쟁사상 같은) 위대한 자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신을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하고 꽃 피우지 못한 점에 늘 죄송하고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늦게나마 자승 총무원장스님이 강한 의지를 갖고 원효 스님 사상으로 시대문제를 풀겠다고 해 화쟁위원회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종단 현실 외면할 수 없었다”
도법 스님은 그동안 수차례 “조계종단에는 희망이 없다”면서 제도권 밖에서 불교적 방식으로 대안을 모색해 왔다.

이날 스님은 자신이 희망이 없다고 단언했던 조계종단 기구의 위원장 소임을 수락한 배경에 대해 “조계종단 구성원으로 사상ㆍ육체가 이 집단에서 형성되고 성장돼 왔다. 어렵다고 해서 (종단을) 배척할 수 없었고, 관심과 애정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도법 스님은 “한국불교의 희망은 교육에 달렸다. 그런데 총무원집행부는 종단 교육 문제를 풀어보겠다고 나서 승가교육진흥위원에도 참여했다. 또, 평소 적을 둔 것이다. 평소 싸움을 싫어해 (정쟁 등을) 피해 다녔는데 화쟁위원회는 싸움을 말리는 일이고, 권력과 이익이 아닌 가치를 만드는 자리여서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4대강ㆍ봉은사 문제 해법 제시하겠다”
화쟁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는 사회적 현안인 4대강 정비사업과 관련된 사회갈등, 종단 현안인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에 따른 갈등을 첫 의제로 선정한 바 있다.

4대강 사업은 사업시행과 중단을 요구하는 정부와 환경단체의 간극이 크다. 봉은사 사건도 직영전환을 두고 총무원과 봉은사의 대립 또한 만만치 않다.

도법 스님은 “화쟁은 연기적 세계관과 중도적 사고방식을 갖고 현장의 첨예한 대립을 해소하는 현장이론이다. 4대강 관련 갈등에서 개발과 보존 논리의 극단적인 대립을 지양하고, 봉은사 직영전환 문제도 각 주장의 장ㆍ점을 살펴 양 측 주장에서 균형과 조화를 찾고 해결점을 도출하는 것이 화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스님은 “화쟁위원회는 조계종 총무원 자문기구이지만 대외적 사안에 대해서는 위원장 명의로 정부ㆍ국회ㆍ국민에게 위원회의 의지를 밝히는 일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도법 스님에 따르면 총무원장스님은 화쟁위원회가 제시하는 안을 종무ㆍ종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혀 화쟁위에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도법 스님은 “간담회 전 총무원장스님에게 봉은사건과 관련해 직영전환 개시의 유보와 관련자 징계 절차 중지를 요청해 긍정적인 대답을 들었다”면서 “총무원과 봉은사 양 측의 화쟁위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중도적 견지와 큰 틀을 갖고 해법과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스님은 “지난 토론회때 명진 스님이 모두 발언으로 ‘한국불교의 발전에 바람직한 방향이라면 조건없이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에 봉은사 사건의 해법이 댐겨 있다”면서 “봉은사건을 통해 위기를 맞은 한국불교를 중흥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화쟁위원회 화쟁 문제없다”
화쟁위원회 구성을 두고 일각에서 “좌우 성향이 제 각각인 위원들이 의견 합일을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
리가 크다.

이에 대해 도법 스님은 “화쟁위 위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면 (어떤 사안이든) 합의안을 도출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그 이유를 “화쟁위가 권력ㆍ이익을 논하는 자리가 아닌 문제의 실상을 정확히 보고 상호간의 의견을 종합해 접점을 찾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특히 화쟁위는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해답을 도출하고 조언하는 기구”라고 설명했다.

도법 스님은 “화쟁위원회 임시위원회를 통해 사회 현안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한편, 소위원회를 활용해 효율적 운영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스님은 “화쟁위원회가 제시하는 대안이 근본적이지 않아도 그 안은 화쟁의 사유로 사안에 접근해 서로의 상처를 줄이고 갈등을 해소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효과적ㆍ효율적 결과일 것이다. 상호간 신뢰하는 풍토와 조건을 형성하는데 노력하겠다”고 자신했다.

#“총무원장스님 긍정적 평가돼야”
한편, 도법 스님은 “봉은사건과 관련해 총무원장 스님을 긍정적으로 바라봐야한다”고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스님은 “총무원장스님은 주어진 권력임에도 또, (원로회의, 중앙종회 등) 종단 내 여러기구가 이구동성으로 봉은사 직영전환 시행을 요구하는 상황에서도 부담을 감수하면서 소통을 통해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을 찾겠다고 인내해 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편, 조계종 관계자에 따르면 스님은 총무원장 자승 스님에게 화쟁위원회 사무실과 전문 및 실무인력 지원을 요청하는 등 의욕적으로 화쟁위원회 활동을 준비 중이다.
조동섭 기자 | cetana@gmail.com
2010-06-09 오후 3: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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