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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에 대한 무비판적인 수용과 적용이 IMF, 경제위기, 신자유주의 맹신으로 인한 세계경제위기, 민족주의에 대한 오해로 지역갈등 악화 등을 초래한다.”
강철구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는 “우리는 아시아 세계에 대해 왜곡된 모습을 전달하고 있는 유럽중심주의 세계사를 고스란히 배워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며 “이런 모습은 역사 뿐만 아니라 인문학, 사회학, 과학, 경제학 등 모든 부분에서 적용되고 있다. 세계사를 멍청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스스로 무장해제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철구 교수는 ‘유럽중심주의적 세계사의 극복’을 주제로 6월 1일 참여불교리더스클럽 포럼에서 이와 같이 주장했다.
유럽중심주의는 유럽문명이 비유럽 문명에 비해 독특하고 우월하다는 가치관이다. 유럽이 산업화, 민주주의, 자본주의의 발전 등의 세계의 혁신적 변화를 이끈 역사를 갖고 있는 반면, 유럽인들이 아시아에 대한 식민지 정당화를 위한 왜곡, 축소, 은폐된 세계사가 쓰여졌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불균형한 세계사가 비서양 세계의 인식체계를 지배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유럽 중심주의적 세계사의 바탕이 되는 생각의 틀이나 이론들에 대한 철저한 비판과 함께 역사적 사실들을 재해석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해야한다”고 말했다.
강철구 교수는 유럽중심주의 세계사의 재해석에 대한 한계도 지적했다.
“1990년대 들어와 유럽중심적으로 쓰여진 세계사를 해체하고 세계사의 바른 모습을 회복시키려는 노력이 점차 본격화 돼 다양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지만 200여 년에 걸친 서양 역사가들의 이론체계를 쉽게 허물 수는 없다”
이어 강 교수는 “유럽중심주의에 대한 비판도 대부분이 서양학자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을 보면 유럽중심주의적 세계관에 여전히 예속돼 있다”고 덧붙였다.
강철구 교수는 유럽중심주의적 역사관이 반영된 모습으로 “교수 채용 시에도 미국에서 학위를 받은 교수들을 특별한 이유 없이 채용하는 것은 서양학문에 종속성이 높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럽중심주의적 세계관은 사회, 경제, 문화 전반에 서양중심적 학문접근과 적용이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철구 교수는 “이슬람 문화를 비윤리적이거나 악행을 저지르는 종교로 인식하는 것, 신자유주의를 세계사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논리는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