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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대사 일본탐정기>는 나라가 위기에 처한 시절, 한 스님의 구국행이 담은 이야기다. 이 소설은 임진왜란 이후 1604년부터 1605년까지 사명 대사의 행보를 따라간다. 저자 박준규는 5년간 일본과 한국의 흩어진 사료를 분석해 역사적 고증과 함께 사명 대사의 활약상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작가는 임진왜란 이후 상황을 이렇게 얘기한다.
“왜란으로 덕을 본 나라가 없었다. 모두가 패전국이었다. 조선은 재침으로 노심초사했으며 대마도는 식량난에 부딪혔고, 일본 측은 통교의 필요성이 있었다. 일본의 요청에 조선은 일본으로 건너가 정세를 살피고, 교린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했다. 그런데 이 일을 수행할 대신이 없었다. 바로 이때 유일한 인물이 사명 대사, 유정이었다.”
임진왜란 당시 승병을 일으켜 나라를 지킨 사명 대사. 스님은 일본에 사절(탐정사)로 건너가 화평조약을 맺었으며 전쟁 포로 3000 여 명의 송환을 이뤄낸다.
“세상이 병들지 않으면 내 몸의 병도 사라지는 법이야”(67p)
역사책에는 짧게 정리되지만 400년을 거슬러 현 시국에서 다시 찾은 사명 대사는 후손들이 깊고 분명하게 새겨야 할 위인임에 틀림없다.
일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세간에 뛰어든 스님의 삶은 남북 경색 국면에서 이 땅의 평화를 위한 대화협력 재개에 불교계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사명대사일본탐정기│박덕규 지음│랜덤하우스 펴냄│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