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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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과 예수상, 원형(原形)은 하나
이정구 성공회대 교수, 한국종교교육학회서 발표
불교의 불상이나 기독교의 예수상은 종교를 대표하는 상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공동의 목표로 지향해 갈 수 있는 구심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불교와 기독교, 두 종교를 대표하는 조형물들이 갖는 원형이 헬레니즘 문화에서 시작된 것은 그 둘의 시원(始原)다르지 않음을 증명한다.
이정구 성공회대 교수.

이정구 성공회대 교수는 한국종교교육학회(회장 김용표)가 5월 28일 성공회대에서 ‘대화방법과 종교교육’의 주제로 개최한 춘계학술 대회에서 “3~5세기에 나타난 불상과 예수상의 형태 모두 그 기원과 이미지가 유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교와 기독교는 그 본질적인 내용과 어긋난 길을 걸어왔다”고 지적하며 “모든 종교기관이 협력해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기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세계종교의 다양성과 차이성을 익히고 체험할 수 있는 종교문화교육의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구 교수는 ‘3~5세기에 나타난 불상과 그리스도 조상(彫像)과 불상 이미지’의 주제발표에서 예수의 이미지가 최초의 조각으로 나타난 3~5세기를 기준으로 삼아 동시대에 제작된 인도 파키스탄 지역의 간다라 불상을 비교하며 종교간 문화의 간극을 좁히는 시도를 했다.

이 교수는 “헬레니즘 조각은 플라톤이 지향했던 이집트의 견고하며 이상적인 신체비례를 원형으로 삼았다. 또, 아리스토텔레스의 경험적 실재론에 따른 볼륨이 조화된 예술이 헬레니즘 조각의 근간이었다”고 말했다. 즉, 고대 그리스는 비례, 균형과 대칭을 이상적인 미의 기초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불교미술 양식인 간다라 미술도 헬레니즘 문화가 전해지면서 탄생했다.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 원정 이후 인도북부의 간다라 지방(서파키스탄)에 헬레니즘 문화가 유입돼 형성됐던 것. 인도에 전해진 헬레니즘 문화는 독특한 불교양식으로 발전해 불교적 주제를 그리스풍으로 표현하는 ‘간다라 미술’이 됐다. 간다라 미술은 물결모양의 장발, 오똑한 콧날, 인간적인 얼굴 생김새, 깊이 파인 옷 주름 등 그리스풍의 조각기법을 불상 조각에 도입했다.
이 교수는 “헬레니즘 문명이 시작된 것은 기원전 1~3세기이며 간다라 미술은 기원 후 2~5세기이므로 시대적 큰 차이가 난다”며 “후기 로마미술과 초기 기독교 미술, 그리고 불교미술이 지닌 헬레니즘적인 양식상의 유사점이 시공의 차이를 넘어 공존했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좌) Hadda(하다)에서 나온 불상으로 4세기 경 작품이다. (우)이스탄불 근처 프사마티아에서 발견된 4세기 경 작품인 예수의 대리석 부조

이정구 교수는 이스탄불 근처 프사마티아(Psamatia)에서 발견된 4세기 경 작품인 예수의 대리석 부조와 같은 시기 하다(Hadda)에서 나온 불상도 비교했다. 이 교수는 “둘 다 젊은 여성적인 모습에 곱슬거리는 머릿결, 의상의 유사성은 양자가 그리스, 로마의 종교적 체계에 있어 유사한 철학적 개념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라며 “간다라에서 불상을 제작한 지방의 로마 조각가들은 동양의 교사로서 고전시대의 웅변가 유형으로, 유라시아의 미술가들에게는 고전 시대의 아폴론 형태가 불상의 모델로 자연스럽게 채택됐으며, 예수를 긴 머리의 젊은 청년으로 묘사했던 초기 기독교 미술도 아폴론 상에서 연유됐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불교와 기독교는 두 형태의 기원과 그 이미지가 유사함에도 현대사회에서 나타나는 종교적 양상은 상반된 모습을 띈다.
이정구 교수는 “두 종교는 같은 종교 안에서 조차 그치지 않는 교리와 파벌싸움, 이웃종교와의 반목과 전쟁, 교리까지 변질시켜가면서 정치권력과 결탁하며 호국활동을 해오고 있다”며 “종교의 원형회복은 불가하다 할지라도 시대의 정치 경제적인 상황에 따라 권력자들은 자신의 목적성취를 위해 종교의 본질적인 부분까지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교수는 “불교와 개신교 양대 종교가 이러한 행위에 대해 상호 검열과 격려를 통해 종교의 본질이 변질되지 않도록 해야하고 학생들에게는 다양한 종교문화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각 종교에 나타난 대화와 교육방법에 대해 토론을 나눈 이번 학술대회에는 △대화와 소통의 관점에서 본 이슬람교(박현도 서강대) △대화의 관점에서 본 원불교 교육의 특성(고시용 원광대) △3~5세기 그리스도 조상과 불상 이미지(이정구 성공회대) △통일사상으로 본 대화방법의 이해(조광봉 청심대학원대학) △대화방법으로 본 붓다의 상담관(황수경 동국대) 등 종교에서의 대화방법을 고찰하는 논문들이 발표됐다.
이나은 기자 | bohyung@buddhapia.com
2010-06-04 오전 11: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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