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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환경회의는 6월 1일 서울 조계사에서 문수 스님의 소신 공양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사업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종교환경회의는 성명서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는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을 통해 어떤 일이 있더라도 4대강 사업을 막겠다는 결연한 종교적 의지의 표현임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4대강 사업 즉각 중단 △희생자들에게 사죄 △4대강 조정위원회 구성 등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서울한강선원장 지관 스님,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양재성 목사, 원불교 사회개벽교무단 대표 정상덕 교무, 김경호 목사 등이 참석해, 문수 스님의 열반을 애도하는 묵념, 성명서 발표 등이 진행됐다.
김경호 목사는 여는 말씀에서 “문수 스님은 4대강 사업이 자연훼손 말고도 온갖 부정과 비리로 은폐된 사업이라는 것을 지적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덕 교무는 “이명박 정부는 머리가 떨어진 집단”이라고 강력히 비판하고, “종교인들에게 ‘공부가 부족하고, 세속을 몰라 빨리 가르쳐야한다’며 종교인을 모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래는 종교환경회의 성명서 전문
“강도 사람도 다 죽이는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
오늘날 뭇 생명들이 고통 받고 있습니다. 죽어가고 있습니다. 강이 죽어가고, 그 강에 기대어 살아가는 단양쑥부쟁이, 수달, 재두루미, 흰목물떼새,...... 같은 자연 형제들의 신음소리가 뿐만이 아니라, 어제 오후 우리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어야 했습니다. 경북 군위의 한 사찰에서 수행에만 전념하던 문수스님이 4대강 사업 중단, 폐기를 주장하며 소신공양을 하셨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종교인은 소식을 듣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지고, 한참이나 귀를 의심해야 했습니다. 소신공양(燒身供養)이라니요. 대체 무엇이 선원에서 수행에만 전념하던 한 문수스님을, 3년간 무문관을 넘지 않았던 바위처럼 굳센 수행자를 기꺼이 적멸의 길로 가게 한 것입니까?
그동안 우리의 간곡한 요청과 만류를 무시하고 비이성적 속도로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보면서 ‘이러다 큰 일 내지.’ 걱정했습니다. 온 나라가 4대강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들끓건만 귀머거리인 양, 눈이 먼 것처럼 앞만 보고 달리는 4대강 사업을 보며 우려가 깊어졌습니다.
더욱이 정부는 일부 종교인만이 4대강 사업을 반대한다며 흑색선전을 하고 있지만, 묵묵하게 수행에만 전념하는 종교인들 역시 4대강 사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합니다. 그간 4대 종단은 최고의결기구를 통해 반대 중단을 촉구하였고 지금도 단식을 하며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문수스님의 소신공양은 자신의 생명을 던져 온 생명을 구하고자 한 지극히 종교적인 생명살림의 발로입니다. 생명의 강을 무참히 파괴하고 있는 탐욕과 거짓을 꾸짖는 준엄한 질책이자, 그에 맞선 우리의 마음가짐을 다잡아주는 자비롭고도 고요한 항거입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는 문수스님의 소신공양을 통해 어떤 일이 있더라도 4대강 사업을 막겠다는 결연한 종교적 의지의 표현임을 분명히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 종교인들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요구합니다.
하나, 이명박 대통령은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서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하십시오.
하나, 이명박 대통령은 희생자들 앞에 사죄하고 4대강 조정위원회를 구성하십시오.
하나, 우리 종교인은 4대강 사업이 중단될 때까지 문수스님의 유훈을 받들어 싸울 것입니다.
2010. 6. 1
종교환경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