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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일 불교계는 지난 31년 동안 충분한 교류의 토대를 일궈왔습니다. 이제는 생명존중, 자연환경 보호, 세계평화 기원 등에 중점을 두고 지구적인 문제에 구체적 해법을 제시할 때입니다.”
한일불교문화교류협회장 자승 스님(조계종 총무원장)은 5월 25일 일본 교토 브라이트호텔에서 일본 측 환영만찬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비행기를 타고 일본에 오는 동안 미래지향적인 한일불교 관계에 대한 그간의 고민을 정리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스님은 “지난해 여주 신륵사에서 열린 제30차 한일불교문화교류대회에서 인류화합공생기원비를 세우는 성과도 있었다. 교류 31년을 넘긴 이제는 한ㆍ일 불교계가 친목을 도모하는 단순한 교류가 아닌 인류가 처한 공통의 문제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해답을 내놓아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자승 스님은 “일본불교는 상업화됐다는 비판 속에서도 기발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성을 높여왔다”면서 “승가 노후복지, 교육개선 등 지출은 느는데 반해 한정된 분담금으로 빨간불이 켜진 종단 재정 상태를 건강하게 만들려면 일본불교의 수익모델을 벤치마킹할 필요성이 있다”고도 말했다.
스님은 최근 중국이 100만 승려 양성 등을 통해 동북아 불교의 주도권을 잡겠다고 나선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자승 스님은 “풍부한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저력이 전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자칫하다가는 불교마저 예속될 위기에 처해있다”면서 “한국불교의 확실한 정체성을 세우고 지키는데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한일불교문화교류대회 참가는 자승 스님의 조계종 총무원장 취임 이후 첫 번째 공식 해외행사 참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