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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국립공원 내 골프장 건설이 20년 만에 재추진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국립공원을 보전하는 입장보다는 개발과 관광정책이 더 힘을 얻고 있어, 해인사 수행한경 수호를 위한 시급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조계종 환경위원회(위원장 주경), 한국환경생태학회 국립공원분과위원회, 한백생태연구소는 5월 12일 템플스테이종합정보센터에서 제17차 국립공원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가야산국립공원 골프장의 어제와 오늘, 이후 전망’을 주제로 이병인 교수(부산대)의 주제발표에 이어 공정옥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김영주 조계종 사회부 팀장, 김창기 가야산국립공원 골프장조성반대 대책위원회 위원장, 박태현 강원대 교수. 최송현 부산대 교수,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회 위원장이 토론을 벌였다.
이병인 교수는 발표문을 통해 4월 14일 가야산 골프장 현장 답사결과를 발표했다. 이 교수는 골프장 예정지의 문제점으로 △공원 내 훼손 행위 등 관리 부실 △환경영향평가 과정중이면서 공원 내 현상변경 없이 불법 훼손사태 발생 △직간접 피해자인 해인사, 심원사의 무관심 △상류지역 난개발로 인한 하류지역 친환경농업에 피해를 주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병인 교수는 “경제살리기 녹색성장이라는 미명 아래 난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건설사업이 가야산 국립공원 내 골프장 건설 사업”이라며 “한국에서 골프장 건설을 하는 것은 심각한 경영위기와 환경파괴임을 확인하고 있는 일본의 전철을 밟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해인사가 적극적으로 반대에 나섰다면 사업자체를 추진할 동력을 얻지 못했을 사안이었음에도 해인사는 아무런 대처도 하지 않고 있다”며 “가야산 골프장 건설이 추진된다면 가장 큰 이해당사자는 해인사이고, 지금 소임을 맞고 있는 스님들이 책임을 져야할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공정옥 대구환경련 사무처장은 “얼마 전 해인사 <해인>지 편집장을 만나러 갔는데 해인사에서는 이 문제를 공론화 하는 것조차도 피하고 있었다”며 “사업주가 인맥을 통해 은밀하게 로비를 하면서 비공식적으로 사람을 만나 가야산 골프장 사업을 확장시켜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 사무처장은 “대구환경련은 환경부가 골프장 건설을 승인할 경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환경부에 대해 이병인 교수는 “보존위주로 관리돼야 하는 국립공원 내에서는 허가돼서는 안 될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현 정부 들어 환경부의 존립자체에 대한 회의도 많은 실정에서 환경부는 국민을 위해 국토의 환경을 지켜간다는 원칙과 명분을 갖고 국가의 환경보존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시류에 휩쓸려 환경부가 골프장 사업을 허가해 준다는 것은 환경부 스스로 국립공원관리업무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해인사 한 스님이 반대 못하는 속사정
가야산국립공원 건설에 대한 해인사의 입장은…
해인사 주요 소임을 맡고 있는 스님은 전화인터뷰를 통해 “과거 골프장건설로 성주, 의령 합천 3곳에서 들고 일어나 반대를 했다. 당시 주민들이 도움을 요청해 스님들이 함께 했지만 고초를 겪었다. 지금은 고령, 성주, 합천지역이 문제되고 있지만 주민들의 특별한 요청도 없어 관망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스님은 “덕곡리 주민들이 찾아와 한 쪽 부류는 도와달라고 하고 한쪽은 돕지 말라고 하고 있다”며 가장 큰 반발을 하고 있다고 알려진 덕곡리 마을 주민들도 양분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스님은 환경영향평가에서는 드러나는 피해가 없어 반대할 명분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당시 골프장 건설 관계자들이 해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1차 반대운동의 후유증에 여전히 시달리고 있음을 호소했다.
그 후유증 중에 하나는 해인사 사중 스님들이 “환경연대 등 단체들에게 속았다”라고 생각하는데 문제가 있었다.
현재 스님들은 당시의 일에 대해서 문화재에는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 일을 환경단체에 속아 그들의 들러리를 서면서 힘은 힘대로 빼고 이용당했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다. 스님은“대의를 위해서가 아니면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최근 해인사 스님들은 환경영향평가 지역을 둘러봤다. 세계제일의 품질로 알려진 가야산 고령토를 다 캐어낸 지역에는 가야산에서 자생할 수 없는 나무들이 심어져 심하게 훼손돼 있었다.
하지만 환경영향평가에서는 환경과 문화재에서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적혀 있어 해인사 스님들이 반대 운동에 나설 명분을 찾지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님은 “대구환경연대와 전문가, 교수들이 함께 환경영향평가를 하고 난 결과에 따라 재고해 봐야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