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광주불교사암연합회가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광주불교사암연합회(회장 성오, 이하 광주불교사암연)는 5월 14일 ‘4대강을 그대로 두라’는 제하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광주불교사암연은 성명서에서 “부처님께서 발견하고 깨달으신 연기법이야말로 우리 불자들은 물론이고 모든 세상 사람들의 가장 크신 가르침이자 길이자 진리”라며 “유한한 몸을 받고 태어난 인간은 오직 인간 중심적 사고를 통한 이기심으로 자연을 파괴하고 정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불교사암연은 “‘4대강 살리기’라는 미명 하에 4대강 습지와 강바닥을 포크레인으로 뭉게 버리고 곳곳에 물막이 공사를 통해 보를 설치하는 공사를 밤낮 없이 계속해 진행하고 있다. 이 현실을 바라보는 수행자들은 심한 자괴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광주불교사암연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4대강을 그대로 두라”면서 “최소한의 개발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명 평화의 강을 만드는 것이 모두가 공생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광주불교사암연합회의 성명서 전문.
거리엔 형형색색의 연등이 초록의 나뭇잎과 어울려 한껏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온 인류의 스승이자 자랑인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좋은날 우리 곁에 오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탄생게를 통해 자신과 세상의 주인은 바로 자신임을 설파하셨고,
삼계의 모든 고통을 다 여의게 하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우리 곁에 오신 것입니다.
그리고 사문유관을 통해 존재의 실상에 대해 사유하시다 대자유인이 되고자
왕자의 신분을 벗고 출가수행자가 되셨습니다.
이후 육년 동안 치열한 수행을 통해 깨달으신 바가 곧, 연기법(緣起法)입니다.
이 연기법은 모든 것은 홀로 떨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드라망의 구슬처럼 연결되어 있음을,
그 어떤 것도 고정된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 속에 놓여 있음을,
그리고 인간과 자연과 이웃과 세상이 하나임을 이미 2500여 년 전에 부처님께서 발견하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발견하고 깨달으신 연기법이야말로 우리 불자들은 물론이고,
모든 세상 사람들의 가장 크신 가르침이자 길이자 진리입니다.
하지만 유한한 몸을 받고 태어난 인간은 오직 인간 중심적 사고를 통한 이기심으로
자연을 파괴하고 정복의 대상으로 여김은 물론 자연을 대상화하여
인간의 편리도구로밖에 인식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국의 명산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무자비하게 파괴한지 오래이고,
이제는 ‘4대강 살리기’라는 미명 하에 4대강의 습지와 강 바닥을 포크레인으로 뭉게버리고
곳곳에 물막이 공사를 통해 보를 설치하는 공사를 밤낮 할 것 없이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고 믿기지 않는 현실이 자행되고 있음을 볼 때 불살생을 제1의 계율로 삼고,
부처님 연기법을 따르는 수행자들은 심한 자괴감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수천년 유유히 흐르는 강줄기를 막아버린다면 강물은 썩을 것이고,
강은 본래 그 생명을 잃어버릴 것이 자명합니다.
강이 강으로서의 기능과 그 역할을 잃어버릴 때 그에 대한 과보는
크나큰 재앙으로 돌아올 것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4대강을 그대로 두십시오.
그리고 최소한의 개발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명평화의 강을 만들어 주십시오.
그것이 진정 우리 모두가 공생(共生)하는 길입니다.
마지막으로 광주불교사암연합회 사부대중은 부처님 연기법에 바탕을 둔 생명평화의 삶이
진정 자신과 이웃과 세상을 행복의 길로 이끔을 알고 자연을 보존하고
고통받고 소외받는 우리 이웃과 세상을 위해 쉼없이 정진해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불기2554년 5월 14일
(사)광주불교사암연합회 회장 성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