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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진보한다. 이는 미술도 마찬가지이다. 기존의 관습적인 미술행위를 벗어난 설치미술, 행위미술, 오브제 등 파격적이고 창조적인 미술세계가 요즘 현대미술의 주를 이루며 관람객의 다양한 감정과 사고, 상상력을 자극한다.
정산 김연식은 서울시 안국동 담 갤러리에서 5월 28일까지 ‘천강에 비친 달’전을 연다. 매니큐어로 다양한 회화작품과 설치작품을 선보여 왔던 그는 이번 전시에는 좀 더 실험적인 설치작품을 보여준다.
성냥갑 크기의 포맥스에 매니큐어로 ‘무(無의)’와 달을 그려 넣는가 하면, 대중매체의 잡지들을 콜라주해 오브제를 완성한다. 이는 저마다의 마음에서 비춰진 달을 통해 우리네 사는 인간사를 말한다.
단위원소의 작은 오브제들은 다시 이미지가 그려져 있지 않은 흰 측면이 전면을 향하도록 첩첩히 병렬시킨다. 이렇게 쌓인 오브제들은 전시장 건물을 통째로 감싸며, 건물은 또 하나의 오브제로 탄생된다. 이번 전시에 사용된 성냥갑 크기의 포맥스만 해도 외부에 2만3000개, 내부에 1만6000개 정도가 사용됐다.
불교의 ‘공(空)’과 ‘색(色)’을 표현하기 위해 한쪽에만 표현된 그림은 수 만개의 오브제를 병렬한 탓에 빈 화면에 그림이 비춰져, 그 빛의 반영을 통해 신비감을 불러일으킨다. (02)738-2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