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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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기자의 불교사진이야기-32. 서운암 연못

태양의 길었던 여로의 끝은 4월의 작은 연못이었다. 마주친 행자의 눈빛처럼 연못은 그 아득한 태양을 찰나에 받아내고 있었고, 간밤에 물고기가 뒤척이던 자리엔 가지를 떠난 꽃잎들이 내려앉았다. 4월은 겨울을 잊은 연못 위에서 그렇게 반짝이고 있었다.
시선 하나가 연잎 위에서 한참을 머물다 떠났고, 적적해진 연잎 위로 또 다른 시선이 와서 머문다. 언젠가 만나야 할 인연이 이제 한 생을 줄이고 지나간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날까. 봄은 겨울이 떠나간 자리에 와있고, 인연은 인연이 떠나간 자리에 와 있었다. 붉은 물고기 하나가 연못 속에서 봄을 탄다.
글ㆍ사진=박재완 기자 | wanihollo@hanmail.net
2010-05-09 오후 4: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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