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스님은 5월 3일 봉축사를 발표했다.
스님은 봉축사에서 “부처님은 나와 네가 다르지 않고 우리가 다르지 않으며 더 나아가 부처와 중생이 다르지 않아 일체중생이 다 나의 아들임을 열어 보인 분”이라면서 “부처님은 몸으로 태어나 늙고 병들어 죽고, 마음으로는 걱정과 슬픔, 고통과 괴로움으로 응어리진 우리 중생에게 본래 늙을 것도 죽을 것도 없는 영원한 생명임을 가르쳐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정산 스님은 “우주의 주인공은 바로 나이며 세상의 모든 초목과 미천한 미물들이다. 그리고 나와 절대 다르지 않은 부처이다. 사월초파일. 꽃바람에 타고 실려 온 이 거룩한 소식에 우리 모두 마음 모아 합장하자”고 강조했다.
다음은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스님의 봉축사 전문.
봉 축 사
거룩하신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날입니다. 하늘에선 꽃비가 내리고 땅에선 산천초목이 춤을 추며 부처님 오심을 기뻐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누구나 다르지 않음을 세상에 알리셨습니다.
나와 네가 다르지 않고 우리가 다르지 않으며 더 나아가 부처와 중생이 다르지 않아 일체중생이 다 나의 아들임을 열어 보이셨습니다.
몸으로 태어나 늙고 병들어 죽고, 마음으로는 걱정과 슬픔, 고통과 괴로움으로 응어리진 우리 중생에게 부처님께서는 우리가 본래 늙을 것도 죽을 것도 없는 영원한 생명임을 가르쳐 보여주셨습니다. 바로 이것이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시어 開示悟入하신 일대사의 인연입니다.
불자 여러분.
세상은 너무나 기쁩니다. 자신이 본래 위대한 존재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끝없는 윤회의 악순환에도 불구하고 이유도 모른 채 사라져간 인생의 수수께끼가 드디어 명백히 우리 앞에 밝혀졌습니다.
들어올 때는 어떻게 들어왔지만 나갈 때는 다시 들어온 구멍을 찾지 못해 봉창을 두드리는 꿀벌처럼 나아갈 곳을 몰라 헤매는 우리 중생에게 부처님께서는 해탈의 문을 활짝 열어 보이셨습니다.
그러나 어리석음이란 참으로 무섭습니다.
부처님께서 평생토록 열어 보이신 해탈의 길, 진리의 길, 행복의 길을 알면서도 아직도 본래의 실체를 모른 채 물질만능 황금의 병에 물들어 火宅의 두려움을 망각하며 우리는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뜻 나서지 못하고, 설사 나설지라도 꾸준히 가지 못한 채, 경계에 부딪칠 때마다 욕심내고 성을 내며 어리석음만을 키우며 윤회의 우물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숱한 구도의 열정으로 이룬 공든 탑이 이제는 박제된 역사 속에만 남아 있게 되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법화경에서 사리불 존자의 말씀처럼 우리는 부처님의 참다운 아들입니다.
부처님의 입으로부터 나왔고 법으로부터 化生하여 부처님의 법의 유산을 얻었습니다.
때문에 모습이 다르고 생각에 거리가 있을지라도 우리의 뿌리는 분명 하나인 것입니다.
하나라 함은 우주라 말할 수 있습니다.
개인과 개인, 세상과 세상, 우주와 우주가 서로 다르지 않으며 서로 떨어져 있지 않기에 모두는 씨줄과 날줄로 연결된 하나의 우주입니다.
그리고 이 우주의 주인공은 바로 나이며 여러분이고 세상의 모든 초목과 미천한 미물들입니다. 그리고 나와 절대 다르지 않은 부처입니다. 사월초파일. 꽃바람에 타고 실려 온 이 거룩한 소식에 우리 모두 마음 모아 합장합시다.
불기2554년 경인년 사월초파일
대한불교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