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4 (음)
> 종합
“부처님 말씀에 귀 기울이자”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종산 스님 봉축법어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종산 스님은 5월 6일 불기2554년 봉축법어를 발표했다.

스님은 봉축법어에서 “부처님은 중생의 구제를 위해 오신 분”이라면서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부처님 말씀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은 참으로 좋은 날, 즐거운 날, 기쁜 날이다. 모두가 두 손 합장하고 다 함께 부처님 오신 뜻을 새기는 공양을 올리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원로회의 의장 종산 스님의 봉축법어 전문.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거룩한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신 즐겁고 뜻 깊은 날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부처님은 모든 중생을 고통에서 구제하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부처님이 오신 뜻을 가장 간명하게 표현한 것이 탄생게(誕生偈)입니다.

천상천하(天上天下)
유아독존(唯我獨尊)
삼계개고(三界皆苦)
아당안지(我當安之)

하늘 위 하늘 아래 온 세상에서
오직 내가 가장 높고 훌륭하도다.
세상은 온통 괴로움이 가득하니
내가 마땅히 편안하게 해주리라.

부처님이 천상천하에서 가장 높고 훌륭한 것은 까닭이 있습니다.
고몽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는 중생을 구제해 주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은 이 사명을 다하기 위해 이 세상에 오신 분입니다.

삼계 중생이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습니다.
무명(無明)에 눈이 가려 민생실상을 바로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중생은 나누기보다는 독점하려고 합니다.
중생은 용서하기보다는 분노에 익숙합니다.
중생은 지혜롭기보다는 무지의 늪에 빠져 삽니다.

탐욕에 빠진 사람들에 의해 세상은 아수라장이 되고 있습니다.
증오에 빠진 사람들에 의해 세상은 전쟁터가 되고 있습니다.
무지에 빠진 사람들에 의해 세상은 진흙탕이 되고 있습니다.
중생은 하루하루를 이렇게 살기 때문에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 불행은 누가 만들어 준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스스로 불행할 뿐만 아니라 남도 불행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하늘에 빌거나 운명을 탓하지 말고,
스스로 행복을 만드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행복과 평화를 만드는 방법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서 혁신하여 한 생각을 돌이켜야 합니다.
탐진치(貪瞋痴) 삼독심을 버리고 동체대비(同體大悲)한 마음으로 자비와 관용과 지혜로 살아가기를 다짐해야 합니다.

탐욕과 분노와 무지의 먹구름이 걷히면 그 자리에서 밝은 광명이 빛납니다.
지혜와 자비의 광명이 빛나는 곳에서는 일체중생이 부처님 아닌 존재가 없습니다.
산에 가면 초목과 물과 바위와 짐승과 꽃과 춤을 추는 나비도 다 부처님입니다.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 겨드랑이를 스치는 바람 소리는 부처님의 설법입니다.
하늘에 떠가는 구름은 부처님의 그림자요, 만물을 키우는 대지는 부처님의 자비입니다.
삼라만상 두두물물(森羅萬象 頭頭物物)이 진리의 현현 아닌 것이 없습니다.
여기서는 다툼도 없고 증오도 없으면 오로지 자비와 평화만이 넘칩니다.
이것이 바로 부처님이 이루고자 하는 불국정토입니다.

부처님은 지금부터 2600년 전 인도에서 태어난 인류의 거룩한 스승입니다.
그 자비와 지혜의 가르침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영원하고 무한합니다.
동서남북(東西南北) 사유상하(四維上下) 두루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 삼세(三世)에 걸쳐 전세계 인류의 등불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등불을 따라 걸어가면 모든 고통이 해결될 것입니다.
남보다 많이 갖고자 하는 데서 생기는 금융위기도,
남북의 대립에서 오는 전쟁의 위협도,
다른 생명을 함부로 여기는 환경파괴도,
정치적 이념에 의한 대립과 분열도 사라질 것입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우리는
어둠에서 광명으로,
전쟁에서 평화로,
증오에서 화해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불행에서 행복으로,
지옥에서 극락으로,
중생에서 부처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불기2554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눈앞에는 화려한 대자연의 화엄만다라 세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겨우내 움츠렸던 강물은 소리내 흐르고, 대지는 새싹을 움틔우고,
온갖 꽃은 기다렸다는 듯 만발하고, 새들은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는 모습입니다.

참으로 좋은 날, 즐거운 날, 기쁜 날입니다.
여러분도 두 손 합장하고 다 함께 부처님 오신 뜻을 새기는 공양을 올리시기 바랍니다.

합장이위화(合掌以爲花)
신위공양구(身爲供養具)
성심진실상(誠心眞實相)
찬탄향연복(讚嘆香煙覆)
두손 모아 합장으로써 꽃을 만들고
청정한 몸으로써 공양구를 삼나이다.
성심을 다 받치는 진실한 모습으로
찬탄의 향기를 가득 채우겠나이다.

불기2554(2010)년 부처님오신날
대한불교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혜광 종산

조동섭 기자 | cetana@gmail.com
2010-05-07 오후 1: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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