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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교직원의 교수 평가 파문
동국대가 또 시끄럽다.
이번에는 교직원에 의한 교수 평가 때문이다.

동국대 교수회(회장 허남결)는 4월 23일 교수들에게 전달한 긴급공지를 통해 “오영교 총장의 특별지시사항으로 3월 실시된 교원 인사평가에서 교직원 신분인 학사운영실장이 교수의 ‘교육자로서의 인격과 품위’ 등을 사전고지 없이 일방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인사평가에서 교수의 인격과 품위 등을 묻는 정성평가 항목은 총장과 정각원장, 전략기획본부장, 학사지원본부장 등 본부 보직교수, 학장ㆍ학과 주임교수가 전담해 왔다. 교직원은 교수의 학내 행사참여도, 무단결강 여부 등 객관적으로 수치화된 정량평가 부문에서만 참여해왔다. 더욱이 교수는 교직원의 인사평가에 참여하지도 않아왔다. 그랬던 교직원이 자신들도 모르는 새 인격과 품위를 평가하고 있었다니 교수들이 화들짝 놀랄 만도 하다.

2년 전 오 총장의 개혁드라이브에 제대로 맞아 학생의 강의평가 결과가 온라인에 공개됐던 교수들로서는 자존심을 상하며 ‘발가벗겨’졌던 그 날을 떠올릴 만한 사건이다.

무엇보다 오영교 총장 취임 이후 대학본부가 교수를 학교발전 저해사범으로 지목하고 마녀사냥 하듯 제도를 쏟아냈던 전력에 비춰볼 때 교수들의 분노와 황망한 심정도 십분 이해가 간다.

동국대 교원인사기획팀 담당자는 “일선에서 교수들과 접촉이 잦은 학사운영실장 만큼 교수를 잘 아는 사람도 드물다”며 “교수들의 정서가 문제일 뿐 달리 문제될 것 없다”고 말했다. 시행사실을 사전고지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굳이 알려야 할 필요성은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한 대학관계자는 “이번 평가에 참여한 학사운영실장 중에는 평가를 주저하다 대학본부에서 독촉 받은 이도 있다. 마지못해 모두 만점을 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공정성ㆍ객관성은 인사의 핵심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구성원간 소통ㆍ화합이다.

오 총장은 동국대 인사평가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정비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가 이룬 성과가 이번 교직원의 교수 평가 파문으로 해를 입지 않기를 바란다.
조동섭 기자 | cetana@gmail.com
2010-05-04 오후 7: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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