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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왜 강원 통폐합 나서나?
출가자 감소…중복 교육 폐해 등 이유
불학연구소장 원철 스님

4월 30일 승가 기본교육 교과과정 개편안 토론회에 앞서 전국강원교직자연합회의 반대 성명서 발표가 있었듯이 승가교육 개선안을 바라보는 종단 구성원의 반응은 심상치 않다.

종도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조계종 교육원(원장 현응)이 승가 기본교육 개선안을 강행하겠다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불학연구소장 원철 스님이 5월 4일 ‘승가 기본교육기관 및 전문교육기관 조정(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 발표한 기본교육기관 전문교육기관 조정(안)에는 출가자 감소를 기본교육기관 조정 필요성의 첫 번째 원인으로 꼽고 있다.

①출가자수 감소 대비해야…스님은 “매년 배출되는 예비승(사미ㆍ사미니)는 300명 선인데 이를 대상으로 한 기본교육기관은 23개로 적정 학인 수를 충족하기 어려운 현실에 처해있다. 10년간 절반 수준인 출가자수의 감소 추세를 보면 현 지방승가대학 숫자를 유지하는 것은 모든 교육기관의 부실화를 초래해 공멸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중앙승가대와 기본선원의 사미수가 사미니 수에 비해 월등히 많은 것과 10년간 여 행자수의 감소 추세가 70%에 이른 것도 근거로 제시됐다. 또, 중앙승가대는 한해 입학 정원의 절반 남짓인 60~70명만 입학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원철 스님은 “(중앙승가대학을 비롯해) 지방승가대학의 경쟁력이 혁신적으로 향상되지 않는 한 사미 지방승가대학 학인수가 늘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사미니 지방승가대학도 향후 학인 확보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②지방승가대학 수 너무 많아…지방승가대학의 교육여건이 취약한 원인은 종단 예산 규모에 비해 대상기관 숫자가 많기 때문으로 지적됐다.

원철 스님은 “2005년 승가교육제도개선위원회 설문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다수인 22.8%가 ‘일정기준을 갖춘 교육기관수로 조정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종단은 수차례 종령 개정을 통해 지방승가대학의 최소 기준을 조정해 왔다. 승가대학령이 제정된 1996년에는 학년별 정원 12인 이상 총 정원 50인 이상이던 학인 정원은 1997년 개정에서는 학년별 정원 7인 이상 총 정원 30~80명으로 조정됐다. 이후 2009년 개정에서는 일부 승가대학으로 학인스님이 몰려 다른 승가대학이 정원 미달된다는 지적에 따라 학년별 정원 5~40인 총 정원 20~160인으로 조정했다.

원철 스님은 “2005년 설문결과에서 응답자 중 30%가 강원 학년별 적정 학인 수를 11~15명으로, 응답자의 28.5%가 16~20명이라고 답했다”며 “지방승가대학을 적정수로 줄이면 예산을 집중 투입해 교육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③동국대 기본교육기관으로 부적합…원철 스님은 “동국대는 교육내용과 환경이 출가승려의 예비승 교육과정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 재가학생과 함께 생활하는 대학 특성 상 승가교육기관으로서의 교육내용과 환경은 비비돼 있다는 주장이다.

스님은 “2005년 설문결과, 동국대와 중앙승가대학의 개선사항으로 ‘대중생활 강화’(26%) ‘계율ㆍ습의 강화’(24.4%)가 지적됐다”고 말했다.

④기본교육 중복 이수 폐해 심각…지방승가대학 졸업한 학인스님이 다시 동국대와 중앙승가대학으로 진학하는 수가 많은 것(2010년 4월 현재 172명)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원철 스님은 “한 스님이 4년 과정의 기본교육과정을 중복 이수하며 8년을 소비하는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며 “출가자 감소와 고령화 추세를 고려할 때 종단 현실상 기본교육을 8년이나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님은 “기본교육을 중복 이수하는 스님들로 인해 지계구분에 의한 위계 대신 학번에 따른 위계가 관습화돼 승가 고유의 위계질서를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⑤기본선원은 기본교육기관으로 부적절…간화선을 종지종풍으로 한 조계종단의 기본교육기관인 기본선원이 기본교육기관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현재 기본선원에는 한해 30여 명의 학인이 입방하고 있다.

원철 스님은 “기본선원의 교과안거가 정규과목이 아닌 특강 형식으로 1년에 2개월 남짓(봄ㆍ가을) 밖에 되지 않아 교육이 불충실하다. 선어록 중심의 교재는 전문교육기관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해제 시 교육기관으로서 기능이 장기간 상실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기본선원에 관한 허술한 학사행정 관리도 기본선원을 부적절한 기본교육기관으로 만든 원인으로 꼽혔다.

원철 스님은 “현재 기본선원 학인은 8안거를 이수하고 있다. 안거 중 연수과정을 일반선원에서 이수하고 있어 기본선원 사미에 대한 지도ㆍ관리가 체계적이지 못하다”면서 “사미의 경우 휴학자가 26.3%(35명)에 달해 휴학자 관리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스님은 “2005년 설문결과에서 응답자의 24.6%가 ‘수좌의 지도능력 향상’으로 기본선원의 개선할 사항을 꼽았다”고 인용해 기본선원 교수진에 대한 불신을 나타냈다.

한편, 원철 스님은 조정안 발표에 앞서 “부처님이 <법화경>을 설하셨을 때 그것을 믿을 수 없었던 5000명이 자리를 피했다[五天退席]”면서 “(이번 기본교육기관 조정안에 대해) 교육ㆍ교육행정 영역 구별을 통한 문제풀이와 접근을 하자”고 말했다.
글=조동섭 기자 사진=박재완 기자 | cetana@gmail.com
2010-05-04 오후 6: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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