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의원의 거짓말 때문에 봉은사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다. 안 의원은 진실 밝히고 당직에서 물러나라. 그렇지 않으면 초파일 지나서 봉은사 사부대중 한나라당 당사를 항의방문 하겠다.”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은 5월 2일 봉은사 일요법회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스님은 지난주 출간된 <봉은법요집>을 들어 신도들에게 소개하는 것으로 법회를 시작해 시종일관 고무된 목소리로 법회를 진행했다. ‘거짓말’을 주제로 한 스님의 법문은 주로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정권에 빗댄 내용으로 진행됐다.
명진 스님은 4월 30일 열린 토론회 문제점을 보충ㆍ수습하는 발언을 했다. 또, 부처님오신날까지는 논쟁을 자제해야 한다는 교계 분위기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은 밝혔으나 이명박 정부와 안상수 원내대표, 총무원측에 대한 공세는 그치지 않았다.
#“봉은사 직영전환은 외압 맞다”
특히 스님은 “토론회에서 총무원은 ‘외압이 없었다. (내가) 외압으로 몰아가 문제가 꼬였다’고 주장했다. 또, 안상수 의원은 ‘좌파주지 발언 운운한 것은 맞지만, 외압이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봉은사 직영전환 결정에 정치권 외압이 있었다는 것은 확실하게 해둔다”고 강조했다.
명진 스님은 “4월 30일 토론회에서 총무원과 봉은사가 합의한 것은 함께 안상수 의원 멱살 잡자는 것 뿐 이었다”면서 “안상수 의원의 멱살을 통해 총무원은 봉은사와 소통했다”고 말했다.
명진 스님은 “영담 스님이 토론회에서 선ㆍ후 소통을 말했다. 그런 소통이 어디 있나. 소와 통해 소통이고, 개와 통하면 개통이냐, 그렇다면 총무원은 쥐와 통하는 쥐통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님은 “안상수 의원이 최근 좌파 스님 발언을 농담이었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 자승 총무원장은 한마디 확인해 준바 없다. 자승 스님은 종도를 진정시키고 정치권과의 갈등을 해소할 책임이 있다”며 자승 스님을 압박하기도 했다.
#“청와대 법정서 시비 가리자”
명진 스님은 “김영국 거사 발언 막으려는 청와대 개입시도를 ‘알아서 한 일이지 윗선 개입 없었다’고 했다. 당시 이동관 수석은 김 거사에게 ‘기자회견을 취소하지 않으면 뒷조사하겠다 취소하면 사면복권시켜주겠다’고 했다. 이것이 김영국 거사는 ‘쌍욕을 들었다’고 표현했다”고 말했다.
스님은 “봉은사 사태에 이명박 장로까지 개입했다는 것이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다”면서 “이동관 수석이 나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고 사과하라했지만 나는 사과하지 못하겠다.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자”고 말했다.
#“안상수 의원 진실 밝혀라”
명진 스님은 “안상수 의원이 보고도 ‘못봤다’, 듣고도 ‘못들었다’ 하는 것은 시각ㆍ청각 장애”라면서 “이 장애를 벗어나는 길은 솔직해지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이제라도 진실을 밝히면 안상수 의원을 용서하겠지만, 끝까지 침묵하면 봉은사 대중과 한나라당을 항의방문하겠다”고 밝혔다.
명진 스님은 “손학규 前 민주당 대표와는 손 前 대표가 교수였던 시절부터 친분이 있었다”면서 “안상수 의원은 내게 ‘스님, 손지사와 어찌 그렇게 친하십니까? 저도 스님과 친하게 지내고 싶습니다’라고 까지 말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봉은사 재정공개 수준 높이겠다”
명진 스님은 “주지라고 불전함을 마음껏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만약에 내가 그랬다면 그것을 숨기려 거짓말을 해야 할테고, 그러다보면 숨긴 돈을 나눠야 한다. 그러다보면 봉은사는 개판된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부처님 돈을 함부로 쓰면 벌 받는다는 두려움 때문에 신도들이 시주금을 함부로 못하는 것”이라며 “봉은사 재정공개 수준을 신도가 결재하는 수준까지 높이겠다”고 말했다.
#“직영전환 강행 엄청난 저항 부딪힐 것”
명진 스님은 “총무원이 직영 집행을 강행한다면 엄청난 후폭풍이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총무원은 반대만 하면 어쩌냐고 했지만 불교단체 의견대로 제도화된 창구를 만들어 대화하면 된다”고도 밝혔다.
명진 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시시비비를 가리기보다는 부처님 자비ㆍ가르침이 알려지기 위해 안상수, 자승 스님 관련 건은 초파일 지나고 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