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9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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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시선으로 본 일상 그리고 부처
‘화가 났어요’ ‘부처님나라 개구쟁이들’ 천진불 공략
천진불이라는 말이 있다. 천진한 마음,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이 곧 부처의 마음이라는 뜻일 테다. 그래서 예부터 어린아이를 부처에 비유하곤 했다.

천진불의 마음을 갖고 있는 어린이들의 불심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그림 동화책 <화가 났어요>와 어린이 불교 동시집이 <부처님나라 개구쟁이들>이 바로 그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경전을 통해서만이 아닌, 그림 동화와 동시 한 편으로도 작은 깨우침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어린아이들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여러 감정을 느낀다. 기뻐하고 슬퍼하고 화내고 부끄러워하고 미안해하는 모든 감정을 느낀다. 아이가 어떤 이유로 화를 내든지 간에, 부모가 아이에게 화를 내면서 대응하게 되면, 아이는 수시로 화를 내는 공격적인 성격으로 변한다. 반대로 아이에게 화를 내지 말라고 억누르게 되면 아이는 화를 표현하지 못하는 수동적 공격형의 성격이 될 수 도 있다.

화가 났어요│게일 실버 글·크리스틴 크뢰머 그림·문태준 옮김│불광출판사 펴냄│9000원│

어린이를 위한 동화 <화가 났어요>에서의 얀은 자신의 새빨간 털투성이 ‘화’와 친구가 되고 금새 ‘화’를 다스릴 줄 알게 된다. 할아버지는 블록 쌓기 놀이를 하고 있는 얀에게 그만 놀고 저녁을 먹자고 말을 한다. 얀은 무언가 말을 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입 밖으로는 나오지 않고 알 수 없는 기분이 들면서 큰 소리로 울어버린다. 화가 나있는 얀에게 할아버지는 “화와 함께 앉아 있어라”고 말을 한다. 방으로 들어간 얀은 새빨간 털투성이 괴물인 자신의 ‘화’를 만난다. 얀과 얀의 화는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손을 맞잡고 춤을 추기까지 한다. 그러다 조금씩 얀은 화를 가라앉히고 기분이 좋아지게 된다.

할아버지의 말은 틱낫한 스님의 가르침과도 같다. ‘화도 손이나 발처럼 우리의 일부’라고 말한 틱낫한 스님은 남을 탓하거나 스스로 자책하기보다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이라고 했다.

이 책은 마음 챙김 명상과 요가를 오랫동안 지도해 온 작가 게일 실버가 전문적인 경험을 살려 어린이들이 자신의 화를 인식하고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경쾌한 글로 제시했다. 책의 그림은 붉은색 비단과 한지를 잘라 콜라쥬 기법으로 생동감있게 표현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도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부처님나라 개구쟁이들│이봉직 동시·용정운 그림│운주사 펴냄│8500원

불교 동시집 <부처님나라 개구쟁이들>은 71편의 시를 모두 불교소재로 다루고 있다. 절집에서 쉽게 보고 만나는, 절에서 일상적으로 부딪히는 모든 것들이 시의 소재가 되고 있다.

“낑낑 숙제할 일 없고… 중략 …아니아니 그 무엇보다 아무것도 안 해도 한평생 먹고살 걱정 없는 왕자로 태어나 도대체 ‘진리’가 무엇이고 ‘해탈’이 무엇이기에 부처님이 되셨을까? 우와, 나는 부처님이 되는 것보다 왕자를 버리는 일이 더 어려웠겠다.”-부처님은 왕자님 中.

저자는 어른이지만 동시에 어린이들이다. 저자가 오랜 시간 여행길의 절에서 만난 어린이들과 놀거나 대화하면서 끄집어낸 그들의 느낌과 생각을 차곡차곡 챙겨 어린이다운 시선으로 옮겨놓았다.

동아일보 등의 신춘문예에 당선된 동시작가 이봉직이 시를 지었으며 각 시가 담긴 페이지에는 부처님과 동자승을 용정운 작가가 부드러운 삽화로 담아냈다.


화가 났어요│게일 실버 글·크리스틴 크뢰머 그림·문태준 옮김│불광출판사 펴냄│9000원│
부처님나라 개구쟁이들│이봉직 동시·용정운 그림│운주사 펴냄│8500원
이나은 기자 | bohyung@buddhapia.com
2010-04-30 오후 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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