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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암 스님 삶이 그림의 '화두'
최문정 화백, 학벽원미술관서 '유년의 기억'개인전




독특한 색채들이 날개를 단 듯 캔버스 안을 활보한다. 오방색이 화려하게 향연하는 이 작품(사진)은 불화가 최문정(41) 화백의 작품이다. 최 화백은 4월 21~30일 서울 삼청동 한벽원미술관에서 ‘유년의 기억’이란 주제로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그녀는 중요무형문화재 제48호 단청장 전수교육조교, 문화재 수리 기술자 제417호라는 이력과는 대조적인 비구상화 70여 점을 선보인다. 작품들 중 다수는 본지에 연재됐던 정찬주 작가의 소설 ‘가야산정진불’의 삽화로 그린 것들이다.

30년을 넘게 붓을 벗 삼아 작품 활동을 해온 최문정 화백의 이번 전시는 그에게 ‘일탈’과 같은 존재이다.

최문정 화백은 “‘가야산정진불’의 주인공인 혜암 스님의 일대기를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새로운 작품세계에 도전할 수 있어 기뻤고, 나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며 “혜암 스님을 삶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동안은 마치 ‘화두’에 든 것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최 화백은 전통만 고집하는 것에서 벗어나, 전통과 현대를 함께 접목할 수 있는 그 이상의 것을 작품을 통해 표출해 내고자 했다. 1주일에 한번 씩 그림을 완성해 내는 일은 그림을 그리는 이에게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다. 하지만 최 화백은 60회의 연재를 여법하게 회향했다.

최 화백의 이력은 화려하다. 불교집안에서 태어나 일찍이 만봉 스님의 제자로 역량을 키워나갔던 그녀는 다수의 단청작품과 다양한 수상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새로움에 목말라 하던 최 화백은 불화, 동양화, 서양화를 고루 접하며 단청과 탱화에 기반을 둔 새로운 양식의 순수미술로 자신의 작품세계를 넓혀갔다. 한지 및 소나무에 아크릴로 그린 그림들은 불화의 전통성을 현대화하려는 작가의 시도를 잘 말해주는 부분이다.

그의 작품들은 새로움을 향해 계속 정진하고는 있지만 결코 작위적이거나 인위적이지는 않다. 스탠리 카벨이 “잘 훈련된 기술은 오히려 기술적 규범 속에서 해방시켜줘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인위와 작위를 제거한 예술적 표현으로 귀결되게 해준다”고 말한 것처럼.

최문정 화백은 불화, 동양화, 서양화를 각각 10년 동안 공부하면서 그 어떤 양식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유스럽게 작품을 표현하고 있었다.

최 화백은 이번 개인전을 맞아 “탱화와 단청, 한국화, 벽화 등을 통해 배운 모든 기법과 정신상태가 현대미술의 비구상화를 통해 노력하고자 했다”며 “이러한 작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기쁘다. 앞으로 전통불화의 창조적인 계승과 불교적인 사상과 미학을 담은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년의 기억''이란 전시 제목은 단순히 혜암 스님의 일대기를 말하는 것이 아닌, 최문정 화백이 새로운 작품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한 그간의 과정을 말해주는 듯하다. 앞으로 최 화백이 어떠한 여정에 올라 화장세계를 펼쳐 보일지 기대해 본다. (02)732-3777
이은정 기자 | soej84@buddhapia.com
2010-04-19 오전 10: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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