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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우리의 생명, 4대강 개발 중단하라
4대강 생명살림 수륙대재 1만 1000불자 동참


1만 불자가 한자리에 모여 4대강 사업으로 희생된 뭇 생명의 넋을 위로했다.
‘4대강 수륙대재 추진위원회’는 4월 17일 서울 조계사(주지 토진) 일대에서 4대강 생명살림 수륙대재를 열고, 온 생명이 공존하는 생명평화를 노래했다.

수륙대재는 차분하고 정돈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른 아침부터 전국 사찰에서는 스님들과 신도들이 서울 조계사를 찾았다. 전국 강원 등의 학인스님들도 4대강 사업저지와 희생된 생명을 위한 기도에 동참했다. ‘4대강 수륙대재 추진위원회’(상임추진위원장 퇴휴, 이하 추진위)는 이날 행사에서 스님 1000여 명, 전국 사찰 신도 및 재가 단체, 시민 1만 여명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수륙대재는 식전행사인 레게음악밴드 윈디씨티, 조계사와 화계사 합창단 문화공연과 ‘생명은 푸르게, 강물은 흐르게’를 주제로 진행된 동영상 상영으로 시작됐다.

행사는 제1 2부로 나뉘어 불교환경연대 집행위원 성전 스님의 사회로 진행됐다. 제1부 행사는 서원의 북, 헌다. 삼귀의, 반야심경, 경과보고, 고불문, 여는 말씀, 천도의식, 사부대중에게 드리는 말씀, 연대사, 시낭송, 문화공연, 닫는 말씀, 결의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제2부 행사는 서원의 21배, 아미타불 정근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행사에는 조계종 종회의장 보선 스님, 추진위 고문 청화 스님(前 조계종 교육원장), 추진위 상임위원장 수경 스님(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ㆍ퇴휴 스님(실천불교전국승가회 의장)ㆍ법륜 스님(정토회 지도법사), 조계종 환경위원회 주경 스님, 법안 스님(불교미래사회연구소 소장), 백양사 시몽 스님, 백낙청 서울대명예교수, 한명숙 前 국무총리, 김진표 민주당 최고위원, 유시민 前 보건복지부장관 등이 동참했다.

청화 스님은 고불문에서 “강을 지키고 빛나게 하는 일은 세상을 구제하는 대비원력의 보살행이다. 탐진치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삶의 현장을 수행도량으로 삼고, 시시가각 생로병사의 피눈물이 소용돌이치는 현장 길을 걸으며 불법의 진면목, 자신의 진면목을 실답게 참구하겠다”고 말했다.

조계종 종회의장 보선 스님은 대회사에서 “인간의 탐욕으로 죽어가는 강의 생명을 위로하고, 인간의 이기심을 반성하고 성찰해 어리석음과 무지로부터 벗어나고자 수륙대재를 봉행한다”며 “4대강 사업이 진정으로 4대강을 살리는 사업이기를 발원한다”고 밝혔다.

주경 스님은 사부대중에게 드리는 말씀에서 “죽어가는 국토에 조의를 표한다. 산 속에 사는 내가 정부의 일에 반대하고 나서야 하는 현실에 답답함을 느낀다”며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봐도 잘못된 사업이라는 것을 아는데, 국민에게 선택된 사람들이 강을 거스르고 파해쳐 흐름을 거스르는 것을 보면 우리가 바로 선택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개탄했다.

이어 스님은 “국민들과 어떤 동의와 절차도 없이 임기내 일을 완성하기위해 다수의 여론을 배반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주경 스님은 “조계종 환경위원회를 운동권 조직이라고 한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은 모두 운동권이라고 하는 것에 사양하지는 않겠지만 아마도 전 국민이 운동권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말해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수경 스님은 현 정부에 대한 강한 비판과 불자들의 단호한 의지를 요구했다. 스님은 닫는 말에서“4대강은 자연과 국토에 대한 테러다. 또 국민의 미래를 훔치는 테러다. 국토를 인공, 소모품으로 상대해 전락시켜서는 안 된다”며 “이명박 정부의 행태를 ‘이명박의 난’이라고 부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4대강 사업은 국책사업 실책의 블랙홀이다. 임기 내 업적에 집착하지 말고 즉각 공사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스님은 수행자들의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수경 스님은 “해인사 학인 스님들이 주지 스님의 명으로 4대강 생명살림 수륙대재에 불참했다. 수행은 왜 하는 것이며, 수행자의 길이 무엇인지 의심스럽다”며 “생명의 질서를 거스르며 대량 살상이 일어나는 4대강 사업을 수수방관하는 것도 불법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불자들의 행동 결의문도 발표됐다.

불자들은 △6ㆍ2지방선거에서 4대강 보존과 생명 살림에 앞장서는 후보들을 적극 지지한다. 한강 여강선원에 이어 △4대강에 법당을 개원하고 매주 수륙재 봉행해 4대강 개발 중단촉구한다. 또 △4대강 개발 중단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각 사찰 등에 걸고 주말ㆍ초하루 법회 등을 통해 4대강의 환경파괴 실상을 적극 알리고 서명운동을 펼치며 △뭇 생명에 대한 공경심, 공생, 소욕지족의 일상 등을 담은 생활 청규를 통해 생명살림에 대한 불자들의 의지를 모을 것을 다짐했다.

본 행사에 참여한 지율 스님은 우정국 앞에 낙동강의 전ㆍ후 모습을 전시했다. 사진을 통해 일반 시민들에게 실상을 알리고 있는 스님은 “누구의 잘잘못도, 편을 들어줘야할 것도 없다. 사람들은 진실에 힘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조계사 일대에는 시민사회 단체들이 4대강 중단을 촉구하는 서명운동, 거리행진 등이 진행됐다. 또 조계사 일주문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내는 1만 엽서 운동도 펼쳐지는 등 다양한 활동이 전개됐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본 행사가 진행되기 앞서 천안함, 금양호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묵념과 기도가 실시됐다.
글=조동섭ㆍ 이상언 기자 사진=박재완 기자 | un82@buddhapia.com
2010-04-17 오후 11: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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