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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좋게 불법을 만나 부처님 가르침에 감화돼 이 경전, 저 경전 들춰보고 참선도 해보고 절도 해보고 사경도 해보고 염불도 해본다. 경전을 읽으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것 같지만 어렴풋할 뿐 확실히 눈에 들어오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다.
불교를 처음 접한 사람들, 불교를 알고 싶은 사람들은 궁금하다. “어떻게 하면 부처님 가르침을 따를 수 있을까?”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是便正覺)이라는 말은 무슨 말일까?” 초보불자에게는 어리둥절하고 아리송하기만 하다.
<부처님께 다가가는 방법>은 이제 막 불교에 입문했지만 방황하는 초보불자를 위한 책이다. 기존의 신행입문서들이 난해하고 어려운 불교용어를 풀이ㆍ해석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부처님 제자로서 마음을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미래의 부처님으로서 평소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에 노력을 기울였다.
<법화경> ‘관세음보살보문품’에는 “관세음보살님을 생각하면 불 속에 들어가더라도 불에 타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있다.
초보불자라면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상징적인 의미로 치부해 버릴지 모른다. 저자 목경찬은 “저 같은 경우는 현재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것은 잠시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왜 그렇게 말씀하셨지? 지금 관세음보살을 생각하면서 촛불에 손가락을 넣으면 분명히 뜨거운데, 왜 부처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셨지?’ 라고요…”하면서 “세 가지 마음 자세로 이해해야 합니다. 바로 대신심(大信心), 대분심(大粉心), 대의심(大疑心)입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책에서 ‘믿음, 하심, 발보리심, 기도의 힘, 참회, 발원, 신통, 선지식, 역경, 도량, 연기법, 불성’ 등 불교에 입문하면 가장 많이 듣고 이야기하는 단어들을 경전, 영화 이야기 등을 예로 들어 소상하게 설명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가족의 건강, 경제적 안정 등 물질ㆍ정신적 어려움에 대한 해결을 얻고부처님에게 복을 구하고자 절을 찾는다. 또 초보불자들 중에는 ‘불교=기복신앙’처럼 불교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다가오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단지 기복이라고 비판하기 이전에 살펴봐야 할 것이 있다”며 “마음 저변에는 이렇게 하면 부처님께서 해결해 주실 거라는 순수한 마음, 간절한 마음, 믿음이 깔려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저자는 “기복이라 함부로 비판하지 말라 너는 누구를 위해 한 번이라도 간절한 기도를 하였느냐”며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를 각색해 재밌는 시도 들려준다.
책 제목 <부처님께 다가가는 방법>은 어떠한 수식어도 없어 다소 투박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제목 그대로 눈뜬 장님마냥 떠듬떠듬 불교를 알아가고 있는 초심자에게 선배불자가 어떻게 마음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들려주고 있어 이보다 더 알맞은 제목도 없다. 저자는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느냐, 평소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부처님이 될 수 있느냐에 대한 방법을 설명한 책이다. 책의 제목이 의미하는 바가 이와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한다.
목경찬은 동국대학교 불교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사찰기행>강좌를 맡았으며 현재 여러 불교대학에서 불교교리ㆍ불교문화를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사찰에 담긴 상징과 의미를 구수하게 풀어낸 <사찰, 어느 것도 그냥 있는 것이 아니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