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가 동국대 약학대 선정을 빌미로 봉은사 직영전환을 유도했다는 의혹이 민주당 김동철 의원에 의해 제기되고, 조계종 총무원은 김 의원의 사퇴와 민주당 차원의 해명을 촉구하며 강력 대응키로 했다.
이에 따라 불교단체가 중재하는 토론회를 정점으로 해법이 고민돼 온 봉은사 문제가 불교계 의지와는 무관하게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 문제로 불거지게 됐다.
김동철 의원은 4월 12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봉은사 외압 사건은 청와대가 나서서 교과부에 동국대 약학대 신설 승인 압력을 행사하고, 그 대신 조계종은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스님들을 내쫓아 불교계를 친정부 성향으로 바꾸려 한 권력형 비리”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로 “교과부 스스로도 약학대 학부 정원이 최소 30명은 돼야한다고 했음에도 유독 경기도만 다른 지방과 달리 20명 정원으로 줄였다. 이는 대학 한 곳를 끼워 넣어야 할 말 못할 사연이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또, 김동철 의원은 “자승 총무원장은 지난해 11월 2일 예방 온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에게서 ‘불교계 현안들을 잘 알고 있다. 원만하게 일처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을 들었다. 12월 15일 자승 총무원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15분과 독대했고, 올해 1월 19일 예방 온 진동섭 청와대 교육과학수석에게 약대 신설을 부탁하고 이에 대한 약속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자승 총무원장은 진 수석을 만나고 수일 후 ‘약대 유치 못하면 사표내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은 약대 신설 확정 15일 만에 전격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김동철 의원은 이를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로 규정하고 3년 전 동국대 신정아 씨 학위 위조 사건과 연결시켰다.
김 의원은 “당시 한나라당이 검찰 수사를 촉구해 결국 변 前 실장이 동국대 이사장(영배 스님)의 개인 사찰에 특별교부금을 지원하도록 관련 부처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가 밝혀졌다”며 “봉은사 외압 사건과 동국대 약학대 신설 특혜 의혹도 검찰이 변 前 실장을 수사했던 것처럼 하면 모두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조계종 총무원은 대변인 원담 스님 명의의 입장을 통해 김동철 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민주당 차원의 해명을 촉구했다.
원담 스님은 “김동철 의원이 ‘봉은사 외압은 동국대 약대신설과 바꾼 권력형 비리’라고 주장한 것은 조계종과 동국대를 모독하고, 불교 자주권에 도전한 것”이라며 “봉은사 건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모든 세력에 대해서도 강력히 경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