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서 한국 불교 희망을 보이지 못한다면 조계종과 인연 끊겠다.”

조계종의 봉은사 직영전환 결정 후 정권유착설 등을 폭로하며 강도 높게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판해 온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이 4월 3일 봉은사 일요법회에서는 총무원 측에 대한 공격을 삼갔다.

명진 스님은 이날 법회에서 천안함 실종자 가족과 유가족에 대한 위로를 전했으나, 법회를 다소 고무된 분위기에서 이끌어 감으로써 불교단체가 중재한 토론회가 봉은사는 물론 스님에게도 불리할 것이 없음을 시사했다.

스님은 법회 후 다래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절집안 일이라고 스님들 의견만으로 결정해서는 안된다”면서 “토론회에서 사부대중의 여론을 수렴한 결과가 봉은사 직영전환이라면 결과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조계종의 의사 처리가 MB가 법안 통과시키듯이 해서는 안되지 않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명진 스님은 세간에서 봉은사 사태가 스님이 주지직에 집착해 벌이는 소동이라는 지적에 “이 정도 큰 절이라면 불교개혁의 동력이 되겠다고 생각해 왔다. 봉은사서 내 꿈을 못 이룬다면 미래가 없는 조계종에 더 이상 관심을 안갖겠다”고 말했다.

스님은 “봉은사는 자진해서 (총무원에 내는) 분담금을 올리고 있었다”면서 “올해 추가 분담금 1억원을 비롯해 4~5년 후에는 40~50억원의 분담금을 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명진 스님은 총무원의 봉은사 직영전환 명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하게 반발했다.

스님은 “총무원은 우량사찰을 직영 삼는 것이 아니라, 불량사찰을 모범사찰로 만들어야 한다. 또 포교벨트를 만들겠다는데 그렇다면 종회의원스님들의 절을 비롯해 교구본사 모두 직영으로 전환해 전국적인 포교벨트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명진 스님은 신도들의 격려에 “재임이 뭐냐, 다음 생까지 세세생생 주지만 하고 싶다”고 말해 스님의 거취에 고민하는 신도들을 위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