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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초 스님 열반지는 오대산 보리지암”
김규현 티베트문화연구소장 20년 추적… 17일 KBS 역사스페셜서 방송
오대산도 선묘 방제시의도. 혜초 스님의 사형 함광 스님은 대종황제의 칙명으로 금각사(30) 불사를 위해 청량사 주지(9)로 부임했다. 함광 스님은 혜초 스님에게 청량사 바로 앞 보


<왕오천축국전>을 지은 혜초(慧超ㆍ704~787) 스님은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 문명 교류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해동반도가 배출한 첫 번째 세계인’이라는 위상과는 다르게 정작 혜초 스님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많지 않다.

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는 <왕오천축국전>은 원래 3권이었으나 앞뒤가 잘려진 채 발견돼 자료가 완벽하지 않다. 그래서 혜초 스님의 생애에는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특히 스님의 생애 가운데 그 ‘시작과 끝’은 더욱 불분명하다.

20여 년간 혜초 스님의 발자취를 쫓아 10여 개국을 누빈 김규현 티베트문화연구소장은 최근 수차례 현지답사를 통해 혜초 스님의 열반지 발견에 근접했다. 특히 김 소장의 연구ㆍ답사 행적은 4월 17일 오후 8시 ‘KBS역사스페셜’을 통해서 방영될 예정이어서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인’인 혜초 스님의 발자취를 다시 한 번 새길 수 있게 됐다.

김규현 소장은 “혜초 스님은 780년 4월 15일 오대산 건원보리사에 도착해 불전 번역에 매진했다. 도착 당시 세수 80을 바라보던 혜초 스님이 다른 사원으로 거처를 옮겼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혜초 스님은 건원보리사에서 열반했을 것”이라 주장하며, 9세기의 오대산의 정황이 상세히 그려진 <오대산도>와 <오대산도 선묘 방제시의도>를 통해 열반지를 찾아왔다.

김 소장은 “여러 문헌을 종합해 볼 때, 스님은 목욕재계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흰 사자를 타고 친히 마중 나온 문수보살의 손을 잡고 열반에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혜초 스님이 열반에 들었다는 건원보리사는 <오대산도>(13m×3.4m)에 그려진 산내 85개 사원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최근 답사 전까지 김규현 소장은 “그 동안 관계학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건원보리사를 찾지 못했다. 이 사찰은 금각사의 별칭이거나 소속 말사의 하나일 것”이라고 결론을 지어 왔다.
이후 김 소장은 혜초 스님의 열반지를 밝히기 위해 최근에만 세 차례 중국 현지를 답사했다.

‘오대산도 선묘 방제시의도’를 분석해 혜초 스님이 열반한 건원보리사가 청량사 인근이었다는 사실까지 밝혀냈던 김 소장은 답사와 <대정신수대장경> 등 문헌을 통해 혜초 스님의 말년 행적을 추적했다.
767년, 불공삼장의 제자이자 혜초의 맏 사형(師兄)인 밀교승 함광 스님은 오대산 선찰로 유명한 청량사에 주지로 부임했다. 당 대종황제는 부왕인 건원 숙종의 명복을 빌기 위해 함광 스님에게 청량사를 기지로 삼고 금각사를 짓도록 명했다.
김규현 소장은 “혜초 스님도 자연스레 함광 스님을 따라갔고 함광 스님은 혜초 스님에게 청량사 바로 앞 보리지암에서 머물게 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혜초 스님이 마지막 역경을 하던 장소도 보리지암이기 때문에 이곳이 열반지로 유력하다”고 주장하고<오대산도 선묘 방제시의도>에서 열반지를 찾아냈다.
김 소장은 “최근 답사를 통해 건원보리사의 확실한 위치에 접근했다. 건원보리사터를 찾으면 그곳에 ‘해동사문보리혜초행적비’를 세우는 등 본격적인 선양사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한편 ‘KBS 역사스페셜’에서는 김 소장의 그간 연구ㆍ답사과정을 소개한다. 프로그램은 ‘8세기 인도를 순례하는 구도자들을 위한 안내서(가제)’로 김 소장의 연구논문과 <왕오천축국전>을 토대로 8세기 불교 네트워크를 형성했던 중국(당), 인도, 서아시아, 중앙아시아에 이르는 종교 문명 충돌의 현장을 관통하는 혜초 루트의 의미를 재조명한다.


혜초(慧超·704~787) 스님

우리나라 최초로 동서문명교류의 루트인 해양·육로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과 인도를 지나 아랍권까지 갔던 세계적인 여행가다. 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문헌을 남긴 저자다. 스님의 저서인 <왕오천축국전>은 <대당서역기> <불국기> <남해기귀전>과 함께 ‘4대 여행기’로 꼽힐 정도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문헌이다.
경기도 평택시는 2009년 5월 평택항 인근에 혜초 스님의 시와 인도여행기, <왕오천축국전> 집필 과정 등을 새긴 ‘혜초 기념비’를 세웠다.
이나은 기자 | bohyung@buddhapia.com
2010-04-03 오후 1: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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