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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중서의 즐거운 사찰 해학 돋보기
우리 문화 알리미‘문화사랑 걸망 메고’운영…“불교미술 속에 삶 있어”
사찰의 구석구석 불교미술의 해학|글·사진 권중서|불광출판사 펴냄|1만8000원


“용주사 효행 박물관에는 부처님의 은혜와 부모님의 은혜를 하나의 조각으로 멋지게 나타낸 불상이 있다. 부처님이 젖을 먹여 길러주신 은혜를 표현한 이 불상은 중생들의 진리에 대한 갈증을 언제나 넉넉히 채워주시는 것이 어머니가 아이에게 젖 먹여 양육하는 것으로 표현됐다. 조선시대 어머니의 모습으로 저고리를 뒤로 젖혀 드러난 젖가슴은 풍만하고 여유로워 언제나 자식을 튼튼히 기르려는 어머니 마음을 잘 나타내고 있다. 어머니 부처님? 이런 해학적인 부처님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유포양육불상(화성 용주사 효행박물관 소장).

고요하고 적막한 사찰은 수행을 하고 기도를 하는 곳이다. 하지만 세상 곳곳에 해학과 익살을 감춰놓고 은근히 즐겼던 우리 조상들이 이런 ‘거룩한’ 사찰이라고 가만 놔뒀을 리 없다.

그래서 저자인 권중서(조계종 포교사)는 곳곳에 숨어있는 해학을 찾기 위해 직접 현장을 방문하고 사찰 구석구석을 렌즈에 담았다. 학자들이 불교 미술을 양식사 중심으로 설명하려고 했다면 저자는 사찰의 세밀한 모습만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경전ㆍ설화 그리고 우리의 삶에 근거하고 있는 것임을 밝히는데 노력했다.

포항 보경사 천왕문 안 북방다문천왕 밑 생령좌. 꼭 다문 입술과 바로 뜬 두눈

법당 천장에는 용과 족제비가 숨바꼭질을 하고 있고, 불화 속에는 부처님이 설법을 하는데 제자들은 장난을 친다. 부처님이 앉아계신 대좌 밑에는 비굴한 용이 잠자리에게 쫓겨 다니고, 사천왕의 다리 밑에 깔린 생령좌는 반성하기보다는 억울하다고 항변한다.

고개를 든 얼굴에는 반성의 모습이 역력하다.

이런 여유와 해학은 인도, 중국, 일본의 사찰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 우리나라 사찰에서만 볼 수 있다. 저자는 그 이유에 대해 “사찰과 관련 없는 것 같은 조각이나 그림들은 사람들에게 여유와 해학을 주기위한 화승과 조각장의 재치다”라며 “일반 서민이 법당 건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다”고 설명한다.

10여 년 전부터 ‘문화사랑 걸망 메고’를 운영하며 우리문화 알리기에 주력한 저자는 일반인들도 불교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260장의 도판을 사용하면서 일주문서부터 미륵불까지 다양한 불교용어를 풀어썼다.

종교미술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근엄함ㆍ경직ㆍ신을 향한 끝없는 복종을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불교미술은 그렇지 않다. 저자는 “불교는 근본부터가 인간의 끝없이 자유로운 사유에서 나타난 깨달음의 종교다. 특히 한국 불교미술에서만 나타나는 근엄함 속에 내재된 여유, 이것이 불교미술의 해학”이라고 말한다.

사찰의 구석구석 불교미술의 해학|글ㆍ사진 권중석|불광출판사 펴냄|1만8000원
이나은 기자 | bohyung@buddhapia.com
2010-04-03 오후 1: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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